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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의 대동맥 해상보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LSM「월미호」 승선기>
【사이공=본사 현영진 특파원】 해상보급은 월남전을 이끌어 나가는 대동맥이다. 「베트 콩」의 발악으로 지상보급이 전혀 불가능한 월남전에서는 막대한 군수물자를 공중과 해상보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의 일. 특히 해상보급은 월남의 「정글」전을 수행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월 한국군 해군수송전대-LST1척과 LSM 2척도 이 해상보급작전에 참가하여 「사이공」으로부터 월남 각 해안에 보급물자를 나르고있다.
2월1일부터는 LST2척을 증파하여 백구함대를 편성, 지금까지 비둘기부대 예하 부대로 있던 것을 독립함대로 분리시킨다. 지난15일부터 22일까지 8일간 「사이공」∼「나트랑」간의 해상보급작전을 벌인 한국 LSM-609함에 동승했다.
이번 LSM-609, 「월미호」의 임무는 「사이공」에서 「나트랑」까지 2백63「마일」을 휘발유와 경유 2백50「드럼」을 싣고 가는 것.
15일 상오 7시 반 「월미호」는 긴 고동소리를 남기고 「사이공」 군용부두를 출발, 시커먼 흙탕의 강물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에소」 「칼텍스」「셀」 등 세계적인 유류 회사의 저장 「탱크」가 있는 「나베」(NHABE=「사이공」에서 9마일)에서 적재화물을 실어야한다. 한시간 후 「나베」부두에 도착한 「월미호」는 이날 하루를 짐 싣는데 소비해야 했다. 인상적인 것은 휘발유 「드럼」을 부두까지 굴려오는 인부가 모두 여자들- 손에 커다란 장갑을 끼고 익숙하게 통을 굴리고 있었다. 해가 떨어지자 유류「탱크」가 무수히 있는 「나베」부두 상공은 계속해서 쏘아대는 조명탄으로 시끄러웠다. 물론 「베트콩」의 기습을 막기 위한 것. 16일 상오 8시 반 배는 부두를 떠났다. 여기서부터 「메콩」강이 바다로 들어가는 하류까지 네시간은 완전 경계태세를 갖춘 채 가야한다. 한국이동외과병원이 자리잡고있는 「봉·타우」를 바라보는 바다에 이르자 유명한 남지나 해의 거친 파도가 배를 휘갈기기 시작했다. 배를 좌우 45도 각도까지 휘청거리도록 파도는 거세었고 갑판위로 뛰어드는 바닷물이 얼굴에 튀었다.
뱃멀미를 참을 수 없어 먹은 음식물을 모두 토해내자 해군생활 20년이 된다는 보수관 양회원 준위는 『남지나 해를 항해해보지 않고는 뱃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는 바다의 격언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기자이외의 승무원 69명은 한사람도 뱃멀미를 하지 않고 맡은 부서에서 활발히 움직일 뿐. 바람을 안고 펄럭이는 태극기도 한결 힘차 보였다.
노도를 헤쳐가기 꼭24시간, 배는 목적지인 「나트랑」 해변에 접근했다.
함교에서는 「비칭」(모래사장에 배를 그대로 대는 것)을 위한 함장 오재규 소령의 지휘가 신중했다.
배가 조용히 모래사장에 닿자 곧 하역이 시작되었으나 작업은 20일까지 걸리도록 월남군은 「슬로·템포」.
21일 상오0시5분 배는 폐품 군용 「타이어」 후송물자를 싣고 다시 「사이공」으로 회항하기 시작했다. 폐품 「타이어」는 미·일 그리고 우리나라 제품이 있어 반가웠다.
하오 6시반 「메콩」강 하류에 도착했으나 밤에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어 닻을 내려 하룻밤을 지새고 22일 「사이공」부두에 돌아왔다.
불리한 기후와 적정이 불확실한 해안에서의 「비칭」, 거센 파도, 좁은 함내에서의 단조로운 생활, 끊임없는 밤 시간 자체경비, 바다는 낭만만이 넘실거리는 곳이 아니었다. 수많은 전략물자를 필요로 하는 소모전, 이를 뒷받침하는 해군의 보급지원은 진정 월남전의 젖줄이었다.
◇LSM함이란◇
LANDING SHIP MEDIUM의 약자. 2차대전시 중형 「탱크」5대를 상륙시키도록 만들어진 수송선. 전장2백「피트」 6「인치」, 전폭34「피트」 6「인치」, 배수「톤」 수9백12 「톤」, 좌우2개의 추진기 각1천8백 마력, 항속거리 3천5백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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