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용한 인도양」의 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인도양상에 있는 두 개의 조그마한 섬에 최근 영국과 미국이 군사기지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4억의 인도인민들은 발칵 뒤집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서방 자유진영의 군사전략에 의하면 인도양 일대는 영국이 담당하기로 되어있다.
2천9백만 평방「마일」의 방대한 이 지역의 방위주축은 여태껏 「싱가포르」와 「아든」의 두 영군 기지가 담당해 왔다.
그런데 최근 이 두 지역의 주민들이 영국의 군사기지 철수를 주장하고 나서자 서방측으로선 이에 대치할 후보기지를 서둘러 물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최 유력 후보지로서 대두된 것이 인도양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디에고·가르시아」도와 「아프리카」연안 「잰지바르」의 서남방에 위치한 「시셀레스」도. 두 섬이 다 영국령인데다가 인도양상의 군사요지인 「아든」과 「싱가포르」를 대체할 만한 군사적 요점들을 갖추고있다.
이 두 섬이 서방측의 군사기지가 될 경우 인도양상에는 서방측의 핵 잠수함이 무시로 드나들 것이며 아직까지는 태평양 쪽으로만 몰려있어 「대안의 불」쯤으로만 여겨오던 전쟁기분이 인도국민에게도 한층 더 강하게 풍겨올 것이며 따라서 세계의 냉전에 불가불 휩쓸려 들어가게 될 것이란게 인도의 의구다.
하지만 62년 인도·중공국경 분쟁 때는 한평생 비동맹정책을 신조로 해온 고 「네루」 수상이 미군에 원조를 청해 미7함대가 인도양으로 급내한 것을 비롯해 믿지 못할 이웃인 중공이 최근 핵폭탄을 둘씩이나 터뜨려 위협을 가하는데도 능력은 있으면서 핵무기생산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배후에 믿을만한 서방강대국이 있음을 계산에 넣고 한 결정이라고 볼 때 인도의 기지반대는 「아이러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볼 때 어떤 면에선 인도의 안전보장에 「플러스」가 될 동 기지의 설치를 인도가 반대하는 것은 그것이 첫째 「모스크바」의 비위를 거스를 것이며 둘째 평화에 대한 위협을 반대하는 아·아 제국들의 신임을 잃을 것이란 점에 더 강하게 있다고 보겠다. 그 외에 광대한 인도양이 인도 자기네의 바다란 의식이 인도인들의 가슴밑바닥에 잠재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사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