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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각 속의 열연|신협공연「불신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콤팩트」한「웰·메이드·플레이」를 쓰려는 작자의 노력이 역연하게 느껴지는「불신시대」(4막)(황우철 작)가 이해랑 연출로「신협」제68회 공연의 막이 올랐다
연출자는 이 작품을 극구 칭찬하고 있으나 웬일인지 공감이 없다. 인물 설정이 그의 때에 비추어 너무나 안이하게 처리되어 그 인물의「례종·데트르」가 납득가지 않는다.
올 들어 국립극에 이어 두 번 째 접하는「그랜드·스테이지」, 신협의 「불신시대」는 우선 안정된 무대여서 좋았다.
모든 배우가 성실한 연기를 보여줬으며 유사장 최남현씨의 추진은「조국을 부른다」이후의 최대 호연-.
그러나 연출자 이해랑씨가『「리얼리즘」연극의 성패가 노련한 연기자들의 원숙한 연기』 에 달러있다고 말했을 때 우리는 한가지 주문을 던진다. 「불신시대」는 너무 느린「템포」 의 연극이고 너무나 구태의연한 수법이다.
그러면서 모순된 성격표현이 어이없다. 방수일(이영호 역)이 왜 바보로 보여야 하는지, 또는 9개 회사를 거느리는 범양대 재벌의 비서 조항이 소설가지망생 이라니, 아무래도 시대착오다. 거기에 가정부와의 관계… 이 기회에 다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극 계에 진지한「리얼리즘」논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또 하나 국립극장은 제발 난방시설을 선용해주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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