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가형보다 나형 표준점수가 높아 교차지원 늘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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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점수는 문제의 난이도를 나타내기 위해 응시생의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해 산출한 점수다. 평균이 낮고 표준편차가 작은 영역을 잘 보는 것이 유리하다. 백분위는 응시생의 표준점수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응시생 수를 나타낸 백분율로 상대적 등수가 높으면 유리하다. 어떤 지표를 반영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일반적으로 수리를 잘 보면 표준점수가 높아져 표준점수 반영 대학을, 언어·외국어를 더 잘 보면 백분위 반영 대학을 고르게 된다. 상위 대학이 주로 표준점수를 반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학원에서 진학상담실장이 수험생과 함께 수능성적과 입시자료를 비교하며 지원할 대학을 순위별로 고르고 있다. [김진원 기자]

 하지만 1~2등급 수험생은 주의해야 한다. 1~2등급 초까진 영역별로 난도에 따라 표준점수 편차가 발생하지만 2등급 중반부턴 비슷해지고 언어와 외국어에서 백분위가 더 유리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정 영역보다 수능 전체 난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올해는 수리 가형보다 나형의 표준점수가 높아져 교차지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언어가 쉬워져 언어 반영률이 높고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자가 몰릴 수 있다. 언어 반영률이 30% 이상인 대학으로는 광운대·덕성여대·명지대·서울과학기술대·서울여대·숭실대·한국항공대·홍익대(해당 학과는 대학별 요강 참조) 등이 있다.

정시모집 판세는 주로 표준점수 중심으로 이뤄진다. 올해는 수능이 쉬워져 표준점수의 증감폭이 더 줄었다. 2013학년도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의 증감폭(만점·1등급·2등급·3등급 순)을 보면 ▶언어는 127·125·122·117로 지난해보다 -10·-6·-2·0 ▶수리 나형 142·136·127·118로 +4·+1·-2·-1 ▶수리 가형 139·132·124·117로 0·+2·0·0 ▶외국어 141·134·126·117로 +11·+6·+1·-2이 벌어졌다. 표준점수의 증감폭이 다른 영역에 비해 작아진 수리와 탐구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학별 환산점수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수리는 나 응시자와 가 응시자 간의 성적 편차가 변수로 작용하므로 반영방식의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원할 대학이 지난해엔 수리 나를 반영했는데 올해는 수리 가를 지정하면 반영점수가 하락한다. 올해 정시에선 숭실대(자연과학대·공과대·IT대)와 이화여대(과학교육과) 가/나 선택에서 가로, 단국대 죽전(과학교육과)과 숙명여대(통계학과)가 가에서 가/나 선택으로 바꿨다. 가형 응시생에게 주는 가산점을 고려하면 나형 응시생의 선택의 폭이 작아지며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학환산점수로 영역별 점수 형태도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배치표를 활용할 때 특정 성적대의 지원자들이 특정 대학에 몰리는 경향과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대학환산점수는 대학별 반영률의 차이와 영역별 가중치에 따라 차이가 난다. 교차지원을 하려는 지원자일수록 대학환산점수를 꼼꼼히 계산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항공대 항공전자정보통신공학부 지원자를 비교(수·외·탐1·탐2 표준점수 기준)하면 A는 135(나)·118·60(과)·59(과)로 총점 372점, B는 119(가)·122·60(과)·63(과)으로 총점 364점을 받았다. 이를 대학환산점수로 바꿔 A는 377.13점으로 불합격되고, B는 379.27점으로 합격했다. 가중치에 따라 환산점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입시자료와 비교할 땐 영역별 반영률의 변화도 점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반영 영역이 늘면 점수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 인문계의 경우 경희대·이화여대가 수리의 반영률을 높였으며 한국외대는 언어의 반영률을 높였다. 자연계에선 수리와 탐구의 반영률을 높인 대학 수가 증가했다. 수리 표준점수가 높아진 올해 수능시험 결과를 고려해 이 같은 변화가 합격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해야 한다.

  박정식 기자

  ※도움말=박종수 강남청솔학원 진학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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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점수·백분위 유리한 전형 선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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