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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흙의 추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일본의 수도 「도꾜」는 올해부터 지상 1백「미터」의 하늘로 솟는 초고층 「빌딩」 시대에 들어선다.
지상 36층, 지하 3층, 높이 1백47「미터」의 전관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한 전관「빌딩」가. 지상 24층, 높이 1백11「미터」의 조일 생명 「빌딩」, 지상 18층, 높이 78「미터」의 삼릉「빌딩」을 중심으로한 상선교 「빌딩」가, 그리고 지상 22층, 높이 97「미터」의 전통 「빌딩」 을 중심으로 한 중앙 「빌딩」가-. 동경 도시 계획 지방 심의회는 지난해 7월30일 이상 세 군데의 「빌딩」 특정 가구 형성을 결정했다. 전관 초고층 「빌딩」 (사진)은 기초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67년 가을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동경의 4층 이상의 고층 「빌딩」은, 동경도 당국 집계에 의하면 1만3천3백28개 31 「미터」이상의 고층 「빌딩」은 착공중인 것을 포함하여 23개로 되어 있다. 「빌딩」화는 「시멘트」화를 뜻하며 그것은 또한 「흙」의 추방을 뜻하기도 한다.
동경의 중심 지대에는 밤이 없다. 「빌딩] 화로 「현주소」는 교외로 교외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때가 오면 밀물이 닥치고 썰물이 지듯,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의 「오피스·아워」에만 사람이 득실거린다. 「서간 인구」들이다. 이렇게 해서 현주소와 지연성이 높은 국민학교는 도심지대에서 폐쇄 소동을 빚기도 했다.
동경도 중앙구립 태명 소학교는 은좌 상가의 한복판에 묻힌 학교-. 교장 탕원강이 (56)씨는 방문한 기자에게 『도시의 「빌딩」화는 어린이들의 환경에서 흙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흙, 그리고 흙과 얽힌 풀 포기, 꽃, 짐승-. 통틀어 자연 환경이 어린이들의 둘레에서 꺼져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토지 이용의 상대적 효용에 따라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어린이들을 보세요. 팔 다리가 굵직굵직한 것이 퍽 건강해 보입니다. 그러나 겉보기에 그런 것이지 체력은 저하되고 있습니다. 전후 영양 상태가 좋아져서 「칼로리」 섭취는 높아졌지만 놀이터를 잃은 어린이들은 「아파트」의 방안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책을 읽는 습성에 젖어 운동 부족입니다. 비대한 어린이는 일종의 문명병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라고.
교정은 영락없는 「콘크리트」, 등교와 하교의 왕복은 「콘코리트」로 다듬은 고속 철도나 지하철, 도심에서 사는 어린이들은 흙을 보는 기회가 없어졌다. 「빌딩」화가 진척되고 있는 동경예서 이 경향은 더욱 굳어갈 것이다.
도심지에 사는 어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흙을 주고 싶다고 흙을 찾았다. 길은 말끔히 「콘크리트」로 포장되었고 냇물가는 돌담이 쌓여졌다. 흙이 없었다. 백화점에 가 보니까 찾아 헤맸던 흙을 팔고 있었다. 이제 일본의 도심지에서는 백화점에 나가야 흙을 찾아 볼 수 있게 됐다는 상징적인 이야기-.
4「리터」들이 한 부대 (배양토)에 일화 2백80원으로 팔리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일고 있는 화분 「붐」도 도시에서의 흙의 추방과 무관한 것 같지 않다.
도시는 문명을 만들어내는 중심이라고 하는데 이제 문명에 의한 「인간 소외」를 엮어내는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는 문명 비판이 새삼 일본에서는 제기되어 가고 있다. <강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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