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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기의 보고 열리는 신비-보|대이골 종유골 학술 조사|현지서 장홍근 기자 촬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우리 나라 생물학 분야에서 특히 동굴 생물 분야는 거의 공백 지대로 남아 있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일본이나 불란서 같은 나라에 못지 않은 대석회암 지층과 변화 많은 동굴을 두고 그에 대한 연구는 전혀 되어있지 못하던 중 중앙일보사가 마련한 2차에 걸친 대이골 탐험 및 학술 조사단은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지질 「케빙」계에도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게 되었다.
이번 제2조사에 들어가기 전 생물학자들은 한두가지의 신종과 미기록 종을 기대했으나 의외에도 10여종의 신종으로 보이는 생물과 1종의 신속 및 식물 분포 상태에 대한 재고의 기회가 되어 일찍 생물 채집 사상 그 예를 찾기 힘든 정도의 대 성과를 올렸다.
특히 「딱정벌레」와 「귀뚜라미붙이」는 일본 동굴 생물 학계의 거성인 상야준일 박사에게 조회한 결과 신종임이 확실해졌고 나머지도 세계 신종과 신속임이 거의 확실해져 한국 생물학계도 동굴 생물 분야에서 세계를 향하여 얼굴을 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런데 신속이나 신종의 분류는 채집한 학자가 보고서를 작성하여 국제간의 조회를 마친 뒤 밝혀지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고 학명은 「라틴」어로 명명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경우 이번에 채집된 신종으로 보이는 10여종이 완전히 신종으로 밝혀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현재 발표된 종류나 문헌을 통해서 볼 때 거의 신종이 확실하다.
1천 「미터」급의 능선에 위치한 깊이를 알 수 없는 (줄잡아도 1백50「미터」가 넘는) 수직굴의 벽에 자생한 「도깨비 고비」는 연 최저 기온이 7도가 넘는 따뜻한 해안 지대에 살고 있는 것이 원칙이며 우리 나라에는 제주도에 널리 분포되고 있으나 내륙 지방에 60「센티」가 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로서 식물 분포도에도 변화를 줄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이 수직굴은 아래로부터 뜨거운 공기가 수증기와 함께 올라오고 있어 이런 식물이 남아 있다고 보는 식물학자는 『언젠가 이곳이 바다였음과 현재보다 기후 조건이 더 좋은 어느 시기에 번성하다가 다른 곳의 것은 죽고 여기만 남아 있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대이골은 그 지형이 특이하여 특정 지형성 기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그밖에도 많은 생물학적 자료를 갖고 있어 천연적인 자연 공원으로 국보적인 지역이다.
이의 보호와 육성은 국가 단위의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특허 이번에 잡힌 많은 동굴 생물 중에서도 「장님 새우」의 분포는 굴 입구에서 중앙 광장까지 점차적으로 변화하여 동굴성으로 변화해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이렇게 동굴 생물은 전세기의 동식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면이 있기 때문에 마침내는 생물의 기원을 연구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신속이란?>
신속이라 함은 생물 분류학상 「과」「속」「종」의 3단계로 나누어 「종」이 아주 다르나 같은 「과」에 속하게 되는 경우 「신속」으로 분류하게 되고 신종이라 함은 같은 과와 같은 속에 속하나 새로운 형태의 종류가 발견되는 경우 이를 신종이라 하여 분류하게 되는데, 이와 같이 「속」을 달리하거나 「종」을 달리하는 동물 생물 10종이 한곳에서 발견되는 예는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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