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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의 수확|쏟아진 세계 「신속」·「신종」|대이골 종유굴 학술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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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 11일 출발한 중앙일보사 주최의 대이골 학술 조사단은 우리 나라 동굴 탐험 사상 초유의 대 성과를 올렸다.
탐험반의 뒷받침을 받은 생물 (수중·육상 및 식물) 및 지질반이 거둔 이 공전의 대성과는 우리 나라는 물론 국제적인 학계의 영향까지 미칠 것 같다. 여기서 채집된 각종의 동굴동식물이 대부분 세계 신종이나 신속이 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67년도부터는 생물 교과서의 내용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화보 6·7면에>
이러한 동굴 생물학적인 성과 이외에도 지금은 멸종 상태에 가까운 「이리떼」 「청살피」「날다람쥐] (날아다니는 다람쥐) 「산양」「사향노루」 등이 이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동물 분포도 개정이 검토될 단계까지 이끌었다.
평면 A굴과 B굴에 중점을 두고 채집 작업을 개시한 생물반은 A굴에서 첫날 「백색프라나리아」와 「딱정벌레」「접시거미」「장님거미」「장님 굴 새우」등 5종을 채집함으로써 개가를 올렸다. 굴 어귀에서 약 3백「미터」에 이르는 중앙 광장에 이르기까지의 물 속과 암벽에 서식하는 이 생물들을 발견했을 때는 환호성이 터지고 굴속은 온통 웃음소리로 찼었다.
한편 B굴에서는 「다슬기」 종류로서 좁쌀 만한 것을 채집하는데 성공했다. 처음 그것을 발견했을 적에는 대단한 것이 못 된다는 생각으로 버렸다가 다시 주워 감정 결과 「유럽」과 일본 것과는 각각 속이 다른 2개체가 발견되고 한국에서 세번째로 발견된 국제적으로 귀중한 것임을 알자 처음 버렸던 어느 대원은 얼굴에 핏기가 가셔졌다. 이 밖에도 B굴에서는「거미류 1종」「딱정벌레 1종」「박쥐 진드기」「거미 파리」 5종의 희귀한 신종으로 짐작되는 생물이 속출하여 생물반 일동은 시간 가는 줄을 잊고 작업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이러한 신종 후보들은 1월30일까지 채집자에 의하여 보고서가 작성되고 이를 국제 생물 학회에 보고하여 신종으로 확인, 「라틴」어로된 학명이 붙기까지는 최소한 6개월이 걸리게 될 것이다.
한편 1천「미터」가 넘는 주능 선상의 새로 발견한 수직굴 B에서는 「도깨비 고비」란 식물이 번성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식물은 최저 기온이 7도를 유지할 수 있는 따뜻한 해안 지대에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제주도 서귀포에 가장 많고 내륙지방에는 단양의 석회암 지대에 10「센티」 정도의 키를 가진 것이 발견된 적이 있을 뿐이었던 것이 이곳에 번성하고 있어 한국 식물 분포도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 굴은 그 깊이가 1백50「미터」를 넘는다는 사실 밖에는 측량할 수가 없었고 굴속에서 더운 공기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어 습도백 「프로」에 내부 온도가 9도나 되었다. (이때의 외기 온도는 영하 3도. 또한 수직 A굴을 재조사한 결과 육식 동물로 보이는 동물의 똥이 발견되었고 평면 A골의 8백지점서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짐승 발자국이 발견되었는데 이 동물은 아직 수수께끼로 남겨 두게 되었다. 만일 이 똥과 발자국이 동굴 속에 살고 있는 짐승의 것이라면 이는 세계 동물학 사상 일대 신발견으로 크게 문제가 될 것이다 (동굴 속에는 네발짐승은 살 수 없기 때문에). 이 수직 A굴에서는 「집박쥐」와 「관 박쥐」가 발견되어 한국 미 기록 종으로 알려졌다.
또 이같이 다양성 있는 생물상이 나타난 이번 학술조사에 크게 보탬이 된 것은 대이골의 한 지곡인 「물 골」이란 곳에서 식물의 화석을 발견한 것이다.
이 화석은 석회암 지층의 7 백「미터」급 절벽에서 채취한 것인데 지질 제3기 이후의 활엽수 잎이었으며 역시 그곳에서 극히 마멸된 밀물 우렁 껍질도 채집하였다.
지질반에 의하여는 평면A굴이 한편으로 퇴화하며 한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현상과 석영질 및 비금속 보석의 채취가 가능하다는 결론도 내렸고 수정이 무진장으로 나올 것이라고 추측까지 가지게 되었다.

<삼척군 도계읍 대이골에서 김기문·박성래·장홍근 기자 정연복 황지 지국장>

<조사단 멤버>
박만규 (고대 교수)
최기철 (생물학박사·서울사대 교수)
김훈수 (생물학박사·성대 교수)
남궁준 (충북 무극 중학 교사)
전상린 (서울 상명여고 교사)
이정재 (서울사대 동물학 연구실)
권오길 (서울사대 동물학 연구실)
윤형대 (서울대이대 지질학 연구실)
김형식 (서울 문리대 지질학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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