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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독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며칠 전 첫 사내아이가 출생했다. 집안어른이랑 어머니는 손자를 보았다고 기뻐 야단이다. 자랑스런 마음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아내…여태껏 농촌에서 나의 적은 월급으로나마 그날그날 겨우 살아온 아내다. 아내는 첫아기를 분만하더니 몸이 꽤 수척해졌다. 육아 초보자로 무척 신경이 쓰이나보다. 나는 아내를 위해 무엇이든 힘이 되어 주고 싶어졌다. 마침 월급을 받은 돈으로 읍내엘 나가서 서점에 들렀다.
육아법에 관한 책과 여성잡지 등 3권을 샀다.
아내는 책을 보고 무척 좋아했다. 아내가 이처럼 책을 좋아하는 것을 본 일이 없었다. 특히 육아 책에 대해서는 온통 고마운 표정뿐이다. 아이를 낳고서 온정신이 아기 기르는 데만 가는 것 같다. 밤에도 늦게까지 아내는 육아 책을 보고 뭣 인가를 찾곤한다. 여성잡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훑어 읽는 모양이다. 여가만 있으면 책을 들고 앉는다. 내가 심심할 정도로 그는 책에만 몰두한다.
그런 아내를 보고 나는 흐뭇함을 느낀다. 새해부터는 아내를 위해 월간여성잡지라도 매달 사주도록 나의 「포키트」사정이 풀리기나 했으면…. <정교영·29·공무원·전북 김제군 월촌면 입석리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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