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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朴·文에 "대선 지겹다, 날 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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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외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3일 소설가 이외수씨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줄다리기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의 전단형 선거공보물에서 ‘이외수, 박근혜의 용기를 말하다’라는 제목과 함께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사과를 하신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큰 용기를 내셨고 여간 숙고하신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2012년 9월 25일 박근혜 후보 방문 뒤 인터뷰)는 이씨의 발언을 게재하면서 벌어졌다. 박근혜 후보가 9월 25일 강원도 화천군 이외수문학관을 찾았을 때 이씨가 했던 말을 인용한 거였다. 당시 환담 장면을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그러자 민주당 전병헌 매니페스토본부장은 이날 선대본 회의에서 “이외수 선생이 마치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편집돼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 선생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이미 밝혔는데도 상식과 금도를 벗어난 ‘야바위 선전물’을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

이씨가 3일 문재인 후보의 서울 광화문 집중유세에 화상 출연해 “국민 전체를 끌어안는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덕담했던 걸 가리킨 것이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박했다. 정옥임 대변인은 “이 선생의 언술을 그대로 인용했는데 어디가 왜곡이라는 건지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이 선생은 문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 선생을 그만 팔기 바란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씨가 직접 나섰다. 이씨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세 분 후보들(박근혜·문재인·안철수)이 (문학관을) 방문했을 때 인터뷰한 사진과 덕담한 것을 지지로 친다면 저는 세 후보를 다 지지한 셈이 된다”며 “덕담 들은 선의로 그분들께 드린 것이므로 제게 아니라 그분들 것이다. 어찌 사용하셔도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박 후보 공보물에 자신이 담겨도 개의치 않겠다면서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듯한 글을 적은 것이다. 148만 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려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씨는 앞서 8월 문 후보, 9월 박 후보, 10월 안철수 전 후보의 예방을 받았다.

 이씨는 그러면서도 “어느 캠프에선 ‘제가 누구를 지지한다고 말한 적은 아직 없다’고 주장했더니 이걸 또 ‘문 후보를 지지한 적 없다’로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 지지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정옥임 대변인의 발언을 무색하게 한 대목이다. 결국 그는 이렇게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대선 지겹습니다. 저를 좀 가만히 내버려두세요.”

양원보·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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