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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고향길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판문점=본사임판호·김정찬·문산주재임병돈기자】지난 10월29일 서해 함박도에서 조개잡이를 하다가 납북되어 북한에 억류 중이던 어민 3명이 27일 하오 3시50분 판문점을 통해 송환되었다.
이날 송환된 사람은 정영남(40·강화군삼산면미법리) 문보순(25·여·서도면주문도리) 김분임(61·여·서도면주문도리)씨 등으로 이들은 납북당시 괴뢰군이 쏜 총탄에 맞아 허벅다리와 오른쪽 배, 왼쪽 배 등에 관통상을 입고 납북되어 해주와 평양등지를 전전하며 치료를 받다가 몸이 완쾌되어 60일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날 판문점 군사정전위일직장교회의에서 이들을 송환한 북한측은 나머지 어민 5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날 송환된 어민들은 「유엔」측 일직장교 「존슨」중령에게 인계된 직후 판문점까치 마중 나간 송제근 파주경찰서장과 함께 「지프」로 파주시에 도착, 간단한 조사를 받고 밤9시쯤 인천으로 떠났다. 이들은 돌아올 때 북괴가 준 검정외투에 검정솜바지저고리를 입고 있었으며 사과와 빵 등을 들고 있었다. 파주에서 경찰이 마련해준 갈비찜식사를 먹고 우리 옷으로 말끔히 갈아입은 이들은 이제는 살았다는 듯 마냥 즐겁기만한 표정들이었다. 해주병원에서 15일, 평양중앙병원에서 한달 남짓 치료를 받고 나머지는 여관생활을 해왔다고 하면서 이젠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듯 별로 피로의 기색은 없었다.
정영남씨는 북한에서 평양시내와 영화관등에 끌려 다니면서 억지구경을 하고 『북한에서 살라』는 갖은 유혹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아직도 절룩거리는 다리를 끌고 「지프」에 올랐다.
정씨 등은 28일까지 경기도경에서 조사를 받은 뒤 29일 안으로 고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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