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 평등원칙 새 한일관계 이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동경=강범석특파원】한·일 조약 비준서 교환사절단 단장으로서 17일 서울로 떠나게 된 「시이나」(추명열삼낭) 일본외상은 출발을 하루 앞두고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해 호혜평등의 원칙이 쌓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명외상은 본 특파원의 서면질의에 답변하는 가운데 자유진영에 속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일본외교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본 기자와의 단독회견이 검토되던 중 갑자기 비준서교환 날짜가 앞당겨짐으로써 추명 외상은 미리 제출되었던 예비적인 질문서에 다음과 같이 회답을 보내왔다.
▲문=17일 서울로 떠남에 앞서 새로운 한·일 관계의 「발효」라는 큰 임무를 맡게된 감상부터….
▲답=한·일 조약의 비준서 교환은 양국사이에 자유와 호혜 평등을 기초로 한 새로운 시대의 여명을 맞는 역사적이고 더없이 기쁜 일이다.
▲문=한·일 국교 정상화를 한국에서는 「아시아」에서의 자유진영의 단결 강화라는 각도에서 한결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외상이 말해온 「우호친선」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바란다.
▲답=일본과 한국은 서로 수십 세기의 긴 세월에 걸쳐 각분야에서 깊은 인연을 지닌 이웃이다. 그리고 다같이 민주주의를 국시로 삼고 자유주의 진영에 요하고 있다.
앞으로 양국관계는 자유와 평등의 원칙아래 항구적인 선린 우호관계를 수립할 것을 목적으로 한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다. 양국 국민은 서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불어 번형을 꾀하고, 과거의 어두운 기억에 싸인 시대를 넘어서서 참다운 이웃으로서 우호관계를 확립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고 듣고 있다. 양국 국민은 「이웃사촌」으로서 우호·친선관계를 이제부터 북돋워 나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굳게 믿고 있다.
▲문=국제정세의 접점은 미·소 대립에서 최근 미·중공대립으로 옮아가고 있다고들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변경에 관련한 일본의 대 중공정책에 대해서….
▲답=일본은 국민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적인 정권으로서 인정하고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공과는 정경분리의 원칙에서 무역·문화면의 교류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방침을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일본은 어떤 나라와도 대치관계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지만 동시에 자유진영에 속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아시아」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꾀할 것을 외교의 기본방침으로 삼고있음을 이 기회에 명백히 해두고자 한다.
▲문=서울서의 비준서 교환식 참석을 기회로 앞으로 전개될 한·일 관계에 관하여 한국정부 수뇌 층과 공식적인 회담을 가질 계획은?
▲답=나는 이번 기회에 한국정부 수뇌 층의 여러분과 양국 관계의 장내에 관하여 기탄 없는 얘기를 하고자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 기회에 한·일 신시대의 건설을 위해서는 양국정부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일 양국 국민각자의 노력과 협력에 달린 바가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