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격 장기화되면 수출환경 악화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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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복공격이 시작돼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컴퓨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과 섬유류 등 우리 주력상품의 수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자원부는 23일 `미국사태에 따른 주요 업종별 동향 및 전망' 자료를 통해 "미국의 공격이 단기간에 걸쳐 국지전에 그칠 경우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화되고 확산될 때는 업종별 수출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컴퓨터, 플랜트, 반도체, 섬유류, 휴대폰 등의 품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자동차는 중소형차 수요 증가에서, 조선은 원유 관련 플랜트 발주 증가 등의 측면에서 반사이익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음은 업종별 전망 요약.

◇일반기계=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면 작년보다 소폭 증가한 100억달러 수출이가능하지만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에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장기화되면 올 수출이 90억달러에 그치고 내년도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중동 수출비중이 높은 플랜트와 냉동공조, 금형, 건설기계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단기 국지전으로 끝나면 직접 영향이 없고 원료 가격이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인 뒤 안정될 전망이다. 장기화되면 원재료가격 상승으로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 수요감소와 함께 생산공급도 줄면서 수급이 다소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미국 수출비중이 42%나 되지만 단기간에 끝나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장기간되면 유가상승으로 내수에도 악영향이 오고 전체의 7%를 차지하는 중동수출도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의 자동차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수요가 중소형차로 이동할 경우 우리 수출차종의 미국내 점유율 제고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조선= 단기적으로는 조선소별로 2.5년치 건조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직접 영향은 없겠지만 상황이 확산되고 길어질 경우 건조선박 인수기피나 발주량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유가가 오를 경우 시추선 등 원유관련 플랜트의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철강= 단기간의 국지전에 그치면 철강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상황이 길어져도 철강경기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 한 큰 악영향은 없고 피해복구용 수요증가도 예상된다. 강판류는 가전, 자동차 등 침체로 감소하지만 건축 및 조선수요가 큰 철근, 형강은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휴대폰= 단기간의 국지전에 그치면 전체 수출의 44.5%를 차지하는 대미 수출에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사태가 확산돼 장기화되면 소비심리 위축과 유가상승, 금융불안으로 수출은 물론 내수도 둔화될 전망이다.

◇컴퓨터= 단기간에 상황이 끝나도 `윈도XP' 출시나 크리스마스 특수에 따른 수요진작 효과가 축소될 전망이다. 장기화될 경우 국내업체가 주도하는 저가형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일본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지난 11∼17일 수출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공격이 단기간에 끝나면 수출감소는 없겠지만 4분기로 전망되는 반도체경기 회복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 장기간 계속되면 원자재 수급 곤란으로 생산이 일부 중단되고 반도체 경기회복이 2003년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 테러사태 이후 상담지연이나 신규상담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국지전으로 끝나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이 풀리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 때는 수출급감 속에 중.저가의류 선호로 수출단가도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의류수요 감소로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의 직물수출도 피해가 예상된다.(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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