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잘못 언질 줘 곤경 빠질 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4일 밤과 25일 새벽에 걸쳐 국회 재경위가 새해 세입 예산안을 심의하는 동안 장기영 경제 기획원 장관은 야당 측에 잘못 언질을 주어 하마터면 곤경에 빠질 뻔-. 세입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았다가 정부·여당의 봉쇄 작전에 걸려 채택 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민중당 의원들은 최소한 구속 학생 석방이나 지방 자치제 실시만이라도 들어 달라고 거의 애걸하다시피 했는데….
이에 대해 장 장관이 『개인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모처에다 뻔질나게 전화-. 그러나 결과가 신통 찮았는지 『나는 예산 장관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왈가왈부 할 수 없다』고 슬그머니 꼬리를 빼곤, 『노력하겠다』는 발언마저 취소
○…24일의 국회 국방위에서의 김 국방은 개회 벽두 조윤형 의원의 『정치「테러」사건에 군인이 관련되고 있는 것이 확실하므로 이를 조사, 규명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문에 『이번「테러」사건은 살의가 없는 사소한 사건』이라고 「테러 미달론」을 폈다가 야당 측의 맹렬한 집중타를 얻어맞고 「워밍업」단계에서 TKO-.
김 국방이 「테러 미달」이라고 과감히 폭투를 하자 조 의원 등은 『「테러」사건이 나자 모 부대장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 일부 군인의 과잉 충성이니 용서해달라』고 말한 것은 누구냐고 고함을 지르고 책상을 치는 바람에 창백해진 김 국방은 『해임 안 때문에 심한 「쇼크」를 받은 뒤라서 얼떨결에 표현을 잘못했으니 발언을 전부 취소하겠다』고 사과-.
그러나 분격한 조 의원 등은 『지금 당장 청와대로 가서 군의 재조사 여부에 대해 확답을 받아오지 않으면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겠다』고 불호령-.
○…정부가 내놓은 새해 총예산의 불과 7·5%, 액수로 따져 90여억의 예산을 놓고 심의를 하고 있는 국회 농림위의 경우-자기 출신구와 관련된 문제가 제기되면 무척이나 민감한 반응을 보여 가끔은 의원들끼리 핏대를 세우며 언쟁까지.
농촌 진흥청 소관 경특 예산을 심의하던 24일 하오, 과수 시험장을 충주에 설치하려는 진흥청의 계획에 대해 박찬 의원(민중)이 『어째서 예산에는 시험장을 안 만드느냐? 예산을 적지로 생각 않느냐?』고 묻자 김중한 의원(공화)이 일어나 『김해에는 있는데 대구에는 언제 만들 작정이냐』고 따졌고 이우헌 의원(공화)도 『나주에는 설치 않을 생각이냐』고 저마다 한마디씩.
얘기를 듣고 있던 김장섭 의원, 『그럴 것 없이 각 군마다 하나씩 만들면 될 것 아니냐』 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