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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에 전국 신도 3000명 끌고 온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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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6일 관음사에서 108산사 순례 기도회를 갖고 있다. 이 기도회는 8일과 11일에도 열린다. [프리랜서 장정필]
선묵 혜자 스님

날씨가 매우 궂어 5일 저녁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고 가려던 불자 600여 명은 끝내 가지 못했다. 풍랑이 심해 배가 뜨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6일 제주시 아라동 한라산 동북쪽 기슭에 있는 관음사에는 1000여 명이나 모였다. 이른 아침부터 김포·부산·대구 등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불자들이었다. 주지인 황하성효 스님은 “절이 문을 연 이래 가장 많은 방문객”이라고 반겼다.

 이날 ‘선묵 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 기도회’는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웅전 앞 뜰에서 열렸다.

 순례자들은 각자 준비해 온 쌀과 초코파이를 각각 관음사와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의 장병들에게 공양했다. 또 선묵 혜자 스님은 이날 치매에 걸린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제주 도민 강승찬씨에게 효행상을 주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3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이날 기도회는 ‘한라산에서 금강산까지’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선묵 혜자 스님은 “남북 간 긴장이 풀리기를 오늘 한라산에서 발원한다”며 “새 정부에서는 강원도 금강산 신계사와 황해도 정방산 성불사,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 등 북한에 있는 도량 3곳의 순례길이 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관음사 순례기도회는 오는 8일과 11일에도 열린다. 6일 순례자를 포함해 육지에서 모두 3000여 명이 원정을 올 예정이다.

 선묵 혜자 스님은 서울 우이동에 있는 대형 사찰인 도선사의 주지. 2006년 10월부터 불교 신도 5000~6000명을 이끌고 다달이 한두 곳씩 전국의 유서 깊은 사찰을 찾고 있다. 스님이 쓴 『선묵 혜자 스님과 함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에 소개된 절이 대상이다. 순례 때마다 참석자들에게 사찰의 이름이 새겨진 염주 알을 하나씩 나눠 준다. 6일 관음사 기도회는 75번째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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