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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청 이전은 불씨?|왕족 대접이 너무 섭섭해서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남 도청 유치 문제로 미묘한 대립을 계속해온 진주출신의 구태회(공화) 의원과 마산출신의 강선규(민중) 의원이 17월 하오 국회재경위에서 맞붙어 설전을 벌였다. 회의중인 재경위로 일부러 찾아온 강 의원은 구 의원에게 "신년도예산안을 다루는 마당에 경남도청을 진주로 가져가자는 법안을 내놓다니 이해가 안간다"면서 "경남도민을 분열시키자는 저의가 아니냐"면서 선공.
공격을 받은 구 의원은 "이왕 분열될 바엔 빨리 분열시켜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 선책"이라고 한치의 양보 없는 응수. 이래서 회의 중이던 재경위는 잠시 두 의원의 설전에 관심을 쏟기도 했는데 구 의원은 "공약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버티었고, 강 의원은 "나도 법안을 내자면 1백여 의원의 찬성은 받을 수 있으니 대결해서 결판을 내자"고….
두 의원의 대결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중간에 끼어 태도표명을 못하고 있는 최석림·방성출 두 의원이 문제. 최의원은 선거구인 고성군민이 진주와 마산 지지파로 양분되어 그렇고, 방 의원은 의령군이 진주에, 함안군이 마산으로 기울어져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서 울상.
강경 신당세력은 창당선언도 하기 전에 내부 불화가 늘어나 16일에는 주먹다툼의 촌극까지 연출, 이날 종로 S 다방에서 강경파 모임인 투위의 장택상 서민호 김수한씨 등 10명이 모여 앉아 한담하던 중 서민호씨가 김수한씨를 따로 불러 한참 동안을 수근수근-.
얘기 내용인 즉 앞서 서씨가 "민주사회주의가 신당노선이 될 것"이라고 발설한데 대해 김씨가 "그 얘기는 신당과는 아무관계 없는 서씨 개인 생각이며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논평한 일에 대해 따진 것
그런데 서·김 양씨가 얘기하고 있는 도중 느닷없이 다가선 서씨의 비서가 "함부로 놀리고 있어…"라는 욕설과 함께 김씨를 주먹으로 때려 싸움이 벌어졌는데 서씨는 "이 사람아 때리면 되나"라고 말하면서도 애써 말리지는 않고 결국 장택상씨 등 투위 간부들이 간신히 서씨 비서의 폭행을 말렸다는 것.
17일 하오 문화재 관리국 소관 새해 예산을 심의하던 국회문공위는 몇몇 여·야 의원들의 [복고조 과잉충성]의 남발 때문에 예산심의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냈다.
이날 이백일(공화), 유진(민중)씨 등 몇몇 여·야 의원들은 이구씨가 문화재 관리국장 앞으로 "성모병원에 입원중인 영친왕의 퇴원과 거처를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지난 15일에 냈다면서 "어째서 구 왕가에 대한 대접을 소홀히 하느냐"고 추궁-. 이에 대해 권 문교는 "구 왕가를 도와주고 대접해주고 싶어도 이구씨 등이 숙명여대 분규에 개입, 점잖치 못한 행동을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못마땅한 말투로 답변.
그러자 이·유 두 의원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왕족을 모독한 것"이라면서 "발언을 취소하라"고 요구, 이백일 의원은 "예산심의를 거행하겠다"고 퇴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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