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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대치 은마 구입한 박씨, 3억원 손해 봤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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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승기자] 요즘 주택시장 참 암울합니다.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만 있네요. 벌써 몇 년째 이러고 있으니 집값도 많이 내렸습니다. 보통 인기지역이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는 수요가 많아 집값이 잘 내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요가 워낙 없다 보니 인기지역이든 대단지든 도통 힘을 못 씁니다.

시간은 앞으로 가는데 집값은 자꾸만 뒤로 가고 있는 겁니다. 고점에 비해 과연 얼마나 떨어진 것일까요. 가격 하락이 속상한 일이지만 지난 가격변동 흐름 속에서 앞으로의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골이 깊을 수만은 없습니다. 근래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만 바닥을 전망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죠.

한때 잘 나갔던 지역들의 랜드마크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가격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 강남구

▶대치동 은마, 2006년 가격이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316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14층, 28개동 4424가구입니다. 주택형은 공급면적 기준으로 102㎡와 112㎡로 구성돼 있으며 1979년 입주한 단지입니다.

인근 대치동 학원가가 밀집해 있어 교육1번가이자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단지로 4000여가구나 돼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의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때는 전국 집값의 가늠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1999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 사업추진을 본격화하면서 2002년에는 안전진단을 신청했고 2003년에는 시공사가 선정됐습니다.

그러나 용적률 문제에 소형의무비율, 조합원과 세입자간의 마찰도 크고 중형 주택형으로 구성돼 있어 현재는 사업진행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또 박원순시장이 취입하고 재건축·재개발 출구전략이 두드러지며 재건축 단지들은 더욱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재건축사업이 어떻게 될지 미지수입니다.

다만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이 풍부한 데다 학원과 명문학교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실거주 차원의 장기적 투자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을 살펴보면 102㎡형(이하 공급면적)이 현재 7억9000만원(이하 평균가격)선입니다. 이 가격과 비슷한 시기가 2006년 2월(7억8500만원)입니다. 최고점을 찍었던 시점은 2007년 1월로 10억9000만원이었습니다.

최고점 대비 현재 가격을 비교해 보면 3억원이나 하락한 수치네요.

하지만 그 이후에 이 아파트값은 내려오기만 했습니다. 등락은 있었지만 2008년 말 외환위기가 오면서 8억원(2009년1월)까지 하락하다 2009년 8월에는 10억2000만원으로 오르고 다시 떨어졌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던 도곡동 도곡렉슬

도곡동 도곡렉슬은 도곡동 527번지에 위치한 단지로 도곡주공1차를 재건축했으며 최고 23층, 34개동 3002가구, 86~224㎡로 구성돼 있습니다.

2006년 2월에 입주한 도곡렉슬은 당시 파격적인 아파트였습니다. 3000여가구의 대단지에 교통·교육·생활환경 등 최고의 입지를 자랑했기 때문입니다.

현대건설·GS건설·쌍용건설 등 굴지의 빅3 건설사가 시공했다는 점과 3000만원짜리 소나무와 테마공원 등 기존 아파트에서 볼 수 없었던 특화된 조경으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입주 당시 시세는 도곡동 일대 아파트보다 3.3㎡당 무려 1000만원 이상 비쌌습니다. 109㎡형이 2006년 2월에 10억8250만원이었습니다. 그 후 2006년 12월에 14억2500만원까지 올랐다 등락을 거듭해 현재는 11억2500만원선입니다.

현재 가격과 같은 가격은 2009년 1월이었습니다. 11억2500만원은 2008년 외환 위기이후 최저 가격입니다.

▶고급주상복합의 효시,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는 주상복합아파트로 최고 66, 4개동, 1233가구, 115~415㎡형으로 구성돼 있고 삼성물산이 건설했으며 2002년 10월에 입주했습니다.

분양시기가 1999년 3월, IMF 당시로 3.3㎡당 2000만원로 워낙 비쌌던 터라 미분양이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시적으로 시행된 조세특례제한법을 적용 받아 이때 분양 받은 사람들은 향후 5년간 양도세가 100% 감면돼 2005년 이후 건설경기가 좋아지자 10억원 넘게 차익을 얻고도 양도세가 면제돼 이슈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타워팰리스1차는 최고급 주상복합단지로 거주자들은 대부분 유명인들로 월 관리비만 15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체육시설, 옥외정원, 독서실, 주민취미실, 놀이방, 수영장, 골프장 등 상가시설 내 편의시설이 입점돼 있어 단지 내에서 거의 모든 일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교통정체, 배타적 커뮤니티 등 잡음도 따랐습니다.

189㎡형은 현재 18억원입니다. 2005년부터 16억원대였지만 2006년 6월에 19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2007년 5월에는 19억8500만원까지 올라섰다 2011년에는 20억원을 호가하기도 했습니다.

▶ 흔들리는 한강변 초고층 꿈, 압구정동 신현대

압구정동 426번지에 위치한 신현대는 최고 13층, 27개동 1924가구, 116~203㎡형의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1982년에 입주했습니다.

압구정 아파트지구 내 신현대는 주변의 구현대·한양·미성 등과 함께 2000년대에는 강남 최고의 아파트단지였지만 2002년 타워팰리스 입성 이후 최고의 자리는 내어주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2005년 초고층 재건축 얘기가 나오며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죠. 하지만 이내 반대에 부딪혀 초고층은 무산되는 듯 보였습니다.

이 후 2009년에 서울시에서 한강변 초고층 건립이 발표되자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한차례 매수자들이 몰리기도 했습니다만 지금 현재로서는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앞날은 불투명합니다.

신현대는 압구정역에서 3분거리에 올림픽대로 등 교통이 동서남북으로 발달해 있고 명문 중·고교들이 위치해 뛰어난 교육환경을 자랑하며 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 등 고급스런 쇼핑시설이 풍부합니다.

특히 단지 내 오래된 나무들이 울창하게 조성돼 있어 공원같이 쾌적합니다.

현재 116㎡형의 시세는 11억2500만원입니다. 이 시세는 2006년 3월 시세와 같습니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2010년 1월(15억25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4억원이 하락했습니다.

◆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입주 초기 시세로 돌아가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퍼스티지는 옛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단지입니다. 단지규모는 32층, 28개동 총 2444가구의 대단지로 주택형은 공급면적 86~268㎡로 구성돼있으며 2009년 7월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입주한 반포자이는반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단지입니다. 29층 44개동 3410가구 규모이며 공급면적 84~301㎡형으로 구성됐습니다. 입주는 2008년 12월에 시작했습니다.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강남권의 몇 안되는 신규 아파트 입니다. 두 단지 모두 반포주공을 재건축한 단지로 2000여가구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특히 2000년대 중반까지 강남권 대표 부촌으로 꼽히던 강남구을 밀어내고 재건축 아파트가 즐비하던 서초구 반포동을 신흥 부촌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두 단지 모두 고속버스터미널과 가깝고 입주와 함께 지하철9호선이 개통되면서 교통환경이 더욱 편리해졌습니다.

또 계성초와 같은 사립초등학교를 비롯해 세화고, 세화여고 등 명문학군 때문에 이 곳에 한 번 들어온 사람들은 나가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지가 처음부터 이처럼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2008년 말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기도 했었습니다.

아파트값 추이를 살펴보면 래미안퍼스티지 142㎡형은 2009년 8월 입주를 시작할 당시 18억원 선이었습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도 아파트 값은 꾸준히 올랐고 2011년 1월 20억5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습니다. 하지만 올 여름 아파트값이 떨어져 현재는 20억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으며 이 가격은 2010년 1월 시세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포자이 200㎡형 역시 입주시점의 아파트값은 18억원선이었습니다. 그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2010년 3월 25억25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습니다.

그 이후 계속 가격이 떨어져 현재 시세는 20억5000만원 선이며 이 가격은 2009년 4월, 입주 초기 시세와 비슷합니다.

▶지어진 지 40년 반포 주공1단지

반포주공1단지는 반포동 757번지에 위치했으며 공급면적 72~204㎡형으로 중대형 주택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됐습니다. 총 114개동, 3590가구, 1972년 입주를 시작한 5층 재건축 단지로 단지규모가 워낙 커 1~4주구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단지는 한강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저밀도 단지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아파트입니다. 대지지분이 넓어 재건축 이 후 큰 부담 없이 넓은 규모의 집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강 조망은 물론이고 서초구 랜드마크로 불리는 래미안퍼스티지가 누리는 교통, 교육, 편의시설을 모두 공유할 수 있어 재건축이 완료된 이후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거란 기대감도 높습니다.

하지만 사업진행이 순탄치 않습니다. 반포주공 2~3단지가 모두 재건축을 끝내고 입주 4년차를 앞두고 있는데도 이 단지 1.2.4주구의 경우 지난해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3주구는 추진위가 설립된 상태로 갈길이 멀기만 합니다.

이 단지 105㎡형 현재 시세는 15억8500만원입니다. 이 시세는 6년 전인 2006년 12월(15억4000만원) 정도로 회귀한 시세입니다.

2011년 초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이 단지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최고점(18억9000만원) 대비 약 3억원 정도 가격이 빠진 상태입니다.

◆ 송파구

▶ 잠실벌의 최강자, 신천동 파크리오

신천동 17번지 일대의 파크리오는 시영 아파트를 재건축 한 단지로 최고 36층, 59개동, 6864가구, 52~174㎡로 구성돼 있으며 2008년 8월 입주했습니다.

파크리오는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와 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잠실엘스와 비슷한 시기에 입주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올랐으며 송파구 내 아파트 중에는 시가총액이 가장 높습니다.

올림픽공원과 성내천이 위치해 있고 한강과 접해 있어 일부 동에서는 공원조망 및 한강조망이 가능하며 주거 환경이 쾌적합니다.

109㎡형 시세는 현재 8억5000만원으로 2008년 8월(8억4500만원) 입주 당시와 비슷합니다. 최고점을 찍은 2009년 8월(9억2000만원)과 대비해 보면 7000만원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에 7억4500만원으로 가장 낮은 시세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 방이동 올림픽기자선수촌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선수기자촌은 1989년 입주한 아파트입니다. 공급면적 83~211㎡으로 다양하게 구성됐고 122개동 554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입니다.

이 아파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기자, 행사 관계자가 행사기간 동안 거주하기 위해 지어진 숙소였습니다.

국제행사를 위해 지어졌기 때문에 주변 아파트단지들에 비해 시설이 좋고 교통여건도 뛰어나며 주변환경도 쾌적해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습니다.

이 단지도 분양 당시 푸대접 받았지만 지금은 송파의 대표 아파트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113㎡형은 현재 8억2000만원선입니다. 이 가격은 2006년 5월(8억1500만원) 당시 아파트값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후 가격이 올라 2006년 말에는 9억2500만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최고점 대비 1억정도 매매가가 빠진 상태입니다.

▶ 잠실 마지막 재건축 대단지, 주공5단지

잠실동 27번지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15층, 30개동 3930가구, 112~119㎡로 구성돼 있고 1978년 3월에 입주했습니다.

잠실주공5단지는 잠실에서 마지막 남은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로 입지가 워낙 좋아 선호도가 높은 데다 초고층 제2롯데월드 호재로 향후 재건축 시 메리트가 큽니다.

그래서인지 정책 및 주변 개발 호재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시기별로 가격이 들쑥날쑥합니다. 112㎡형 현재 시세는 8억8000만원입니다. 이 시세는 2008년 12월(8억7500만원) 금융위기때 시세입니다.

최고점인 2007년 3월(12억6750만원)보다는 3억8000만원가량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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