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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페르디난드·E·마르코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가 변호사시험에 장원급제하여 면도날 같은 법리론을 종횡무진으로 구사할 줄 아는 법률가로 이름난 문무겸전의 정치가 [마르코스]는 앞으로 4년간 [필리핀]의 최고 권부를 주름잡을 수 있는 그의 생애 최고의 해를 맞이했다.
48세의 패기 만만한 전쟁 영웅인 [필리핀]대통령 당선자 [마르코스]는 강적 [마카파갈] 현 대통령을 60여만 표차로 눌러 이제 민주 국가에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명당 자리의 임자가 된 것이다.
49년 자유당 후보로 처녀 출마하여 하원 의원에 당선된 이래 12년간 의회 생활에서 정치적 잔뼈를 굵힌 상원의장 [마르코스]는 1917년 9월 북부[루손]도의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출생하였다.
2차 대전시는 근 30개의 빛나는 무공 훈장을 타서 국민들로부터 무패의 전쟁영웅 대접을 받은 산전수전을 겪은 [마르코스]는 학생 시절에는 가친의 정적을 죽였다는 억울한 혐의를 받아 싸늘한 쇠고랑을 찼던 쓰라린 과거도 없는게 아니다.
59년에 상원 의원에 무난히 당선, 61년에는 부통령(당시)이던 [마카파갈] 현 대통령의 전국선거 사무장으로 활동하여 그의 당선을 도운 공신이었건만 이번에 옛 동지 [마카파갈]과 대결한 것은 정치 무상의 일면을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 63년에 상원 의장이 된 [마르코스]-그의 이번 승리를 가져온 원동력은[마카파갈]대통령 정부의 뿌리 깊은 부패라고 해도 패장에는 유구무언 일듯.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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