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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품에 안겨 6세기|소왕국 무스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구가 둥글다니-원, 오래 살려니까 별소릴 다 듣게 되는구먼". [무스탕]이란 나라의 24대왕 [앙군·텐징·트란둘]은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고 있다.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소왕국 [무스탕]
[티베트]와 [네팔]과의 접경 한가운데 혹처럼 달랑 붙어있다. 평균해발4·6킬로의 전 영토면적 1천9백평방킬로, 인구8천에 그나마도 6백명 이상은 승려. 명색이 왕국이지 국내문제를 제외한 모든 대외문제는 [네팔]에 의존하고 있다. 이 대가로 [무스탕]은 매년 [네팔]정부에 약9백[루피]([네팔]화폐=약3만원)와 말 한 마리를 바친다. 서기1380년대에 [아마·팔]이란 용맹스런 군인에 의해 정복되어 [티베트]문명을 답습, [달라이·라마] 집권시(현재 인도에 망명중)엔 [티베트]에 합방된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1959년 중공이 [티베트]를 침공, [티베트]가 중공의 손아귀에 말려 들어가자 [네팔]이 백60년전 [네팔]·[무스탕]간의 협정을 적용, [무스탕]은 아주 싼 조공으로 [네팔]의 보호 하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어이없게도 당년66세의 [트란둘]전하께서는 [네팔]정부군 대령의 직위를 감수하고있다.
3면이 [티베트]와 국경을 이루고있어 중공군의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있는 이 소왕국은 일부 [네팔]군과 자체경비대(승려들로 조직된)로써 이에 대치하고 있는데 반공[티베트] 피난민들로 이루어진 [캄바]군도 이들에겐 중공군 못지 않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이들은 [무스탕]국경근처에서 횡행하며 닥치는 대로 사람 죽이기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이 정말 무서워하는 건 중공군도 아니고 [캄바]군도 아니다. 그들은 꼭 존재해 있다고 믿는 4백16의 악령과 하늘·불·물을 한없이 두려워한다. 그래서 초저녁만 되면 성벽(마을마다 있다)의 단 한 개의 좁은 문을 꽁꽁 닫고 다수의 무당과 승려들이 꾸벅꾸벅 졸면서 이 문을 지킨다.
이들이 알고있는 병명은 천80가지, 급살병이 5가지인데 이것이 모두 그 악령들이 가지고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들에겐 [야크]란 들소가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동물이다. 털과 가죽으로 옷을 해 입고 젖과 피는 식품으로 가공되며 이곳 유일의 교통기관이기도 하다.
또한 꼬리는 총채용으로 인도에서 고가로 팔려 외화수입에도 한몫, 하다못해 분까지도 불가결한 연료감이 된다.
이곳의 진기한 풍속 몇 가지-. 살생을 꺼려 도둑질한자는 발목을 비틀어 잘라버린다. 다산을 장려, 자식없이 죽는 자는 다음 자식이 태어날 때까지(일처다부이므로) 소금에 절여서 벽과 벽 사이에 끼워진다. 사내아이가 태어나야만 그 아이의 장수를 위해 악령에 제물로 바쳐질 [영광]을 갖게 된다. 모든 소송사건은 그때그때 현자로 선출된 사람에 의해 판결된다.
이곳도 빈·부의 차는 심하지만 [티베트]의 영향을 받아 한 여자가 여러 남편을 [거느릴 수]있어 [미모](?)를 자랑하는 여자면 자연 호의호식하게 마련이니 가히 [여자의 천국]?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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