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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씨 '로비창구' 주변인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G&G그룹 회장 이용호씨의 전방위 로비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남에 따라 이씨의 로비행각에 대한 검찰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씨가 계열사 전환사채 발행, 자신의 구명활동 등을 위해 거액의 `검은돈'을 곳곳에 뿌려댄 단서가 속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씨의 로비창구는 그가 오랫동안 사업관계를 맺어온 광주 J건설 대표 여운환씨와 수배중인 D신용금고 대표 김모씨 정도다.

우선 이씨의 고교 선배인 여씨는 작년 5월 이씨가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사건 무마비조로 20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여씨는 폭력조직의 두목으로 지목돼 구속수감됐던 지난 92년 당시 현여당 의원이 면회를 왔을 정도로 정.관계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어떤식으로든 이씨 구명활동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씨로부터 `보물선 발굴'이라는 미공개정보를 받아 주가조작으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배중인 김씨도 이씨의 또 다른 `로비창구'로 지목되고 있다.

이씨와 달리 서울에서 고교를 졸업했지만 상당기간 이씨와 사업관계를 맺었고 이씨에게 특별대출을 해줬던 김씨는 특히 법조계 거물급 인사들과 친분관계가 두터워 이씨에게 다리 역할을 해주고 돈을 받았을 것이란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씨는 실제로 작년 5월 이씨에게 검찰 고위간부 출신인 K변호사를 선임토록 연결해줬고 이씨의 변호를 맡은 K변호사는 당시 수사 지휘부에 있던 L씨에게 전화로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밖에 몇몇 코스닥등록업체 대표나 사채업자들과 폭넓은 사업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들 업계나 금융권에도 또 다른 로비창구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계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이씨가 몇년 안되는 짧은 기간에 1천억대의 재산을 모았고, 금감원과 검찰에 수십차례 조사를 받으면서도 대부분 무혐의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로비능력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씨가 모기업체 부사장으로 있던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에게 `계열사 사장을 시켜주겠다'고 접근, 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이씨가 자신의 구명을 위해 자신이 알고 지내던 당시 검찰 고위간부 등 법조계 인사들에게도 선처를 청탁한 흔적도 드러나고 있어 법조계쪽 로비창구의 존재여부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이씨가 90년대초 B건설업체를 운영했을 당시 이 회사의 대주주로 있던 L의원 외에 K 전 의원 등 일부 인사들이 이씨와 상당한 친분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이씨의 또다른 로비창구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주가조작과 횡령 등으로 챙긴 수백억원 중 상당액을 조직적인 로비활동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이씨의 관련계좌를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져 계좌추적 결과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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