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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을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l966년도 예산안제출에 즈음하여 오늘 국회에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었다. 이것은 근년에 드문 가장 자신에 찬 연설이었다.
먼저 국제정세를 설명하고 국군의 월남파병이 아세아제국의 반공결속과 세계평화를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을 피력하였다. 한·일 회담의 타결은 아세아자유진영의 결속 강화, 경제협력을 통한 국가발전을 가져올 것을 전망하였다. 경제면에서는 국민의 근면과 노력, 정부의 적극적인 시책으로 발전의 내일이 내다 보인다고 하였고, 제1차5개년계획을 명년에 매듭 짓는데 있어서 바야흐로 도약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자처하였다.
이에 따라 66년도 예산을「도약의 예산」이라고 명명하였는데 그것은 도약을 가져오는 예산을 의미하는 동시에 도약적인 예산규모의 확대를 초래하는 예산이기도하다. 규모를 천2백49억원으로 편성하였는데 이것은 현년도보다 3백50억원(약 40%)의 증가다.
일반경비 30.3%, 국방비 33.7%, 투융자 64.6%의 대폭적인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저소득층 국민에게는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재원이 조달케 되어 있을 뿐만아니라 적자요인 없는 균형예산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수조의 감소로 대충 자금의 비중이 약화되고 국방비에 비하여 처음으로 약 70억원에 달하는 부족을 시연함에 이르렀다. 따라서
국민 부담은 현년도에 비하여 51.7%나 가중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철도·통신·전비사업등
특별회계에서 요율인상등으로 자체경비의 확대와 더불어 백25억윈의 투융자를 계획하고 있으니 도약의 예산은 부담도약의 예산을 면치 못할 것 같다. 이에 따라 대폭적인 세제개혁도 새로운 세원포착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저소득층의 부담가중을 어떠한 방법으로 피할 것인지 의아스럽다.
예산규모가 확대된 이유로는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반 처우개선조로 백7억원을 계상하였고 국방력의 유지강화를 위해서 현년도보다 97억윈을 증가하였으며 투융자에 있어서 일반 재정부문에서 백28억원이 증가된 3백27억원을 책정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들수 있다.
시정의 내용으로서는 외교국방, 경제, 문교 사회공보등 그 어떤 분야를 보더라도 너 많은 예산을 요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선진국의 어떤 큰 대학의 예산규모에 불과하다는 액수를 가지고 2천7백억의 인구, 60억 대군을 옹하는 나라 살림을 운영하여 간다는 것은 지탄한 일이다.
그러나 예산의 확대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길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여 볼 시기에 도달한것 같다.『민족의 번영과 안전을 강고한 반석 위에 올려 놓아야 할 역사적 전환기에 처해 있는』것을 인식함에 있어서 정부기능의 적정한 한도, 정부의 각종「서비스] 와 납품생산의 합리화, 국민부담의 한계와 국민의 자발적 투자의 국민경제에의 기여도등에 관하여 기본적 으로 재고할 전환기에 처하여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여 주기 바란다.
이 예산안은 오래간만에 기능을 회복한 국회에서 심의될 것이다.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도록 진지하게 심의함으로써 추락된 국회의 명철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를 겸하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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