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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간첩의 준동을 막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에 이르러 지상에 보도된 것 만을 보아도 북괴간첩의 준동이 그 수에 있어서나 민심 교란의 수법에 있어서 종래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대규모의 것이고, 또한 더욱 악랄한 것으로 양상이 바뀐 듯하다. 거의 매일 처럼 무장간첩의 소행이 보도되고 있을 뿐 아니라 무고한 아녀자의 살상을 거듭하거나, 군막사에까지 작난질을 치는 사례가 빈번한 것 같이 알려 졌다. 북괴의 간첩침투는 그것이 새삼스러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들의 목적이 인심의 교란과 사회불안의 조성에 있는 만큼 관·민 할것 없이 반공태세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될 것이다.
관계당국이 불철주야 눈에 보이지 않는 간첩의 색출과 그 소탕에 온갖 역량을 경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반국민의 신뢰를 받고도 남음이 있다. 서울 근교만 하더라도 산간과 벽지에서 갖은 고초를 이겨 가며 주야겸행으로 간첩의 준동에 대비하고 있는 군·경의 모습을 손쉽게 볼 수가 있다. 묵묵히 그 소임에 충실함으로써 국민생활의 안정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분들이야말로 반공의 일선 용사들이라고 할 것이며, 안온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온 국민의 감사의 표적이라고 할 것이다.
북괴의 이른바 대남작전은 그 수단이 직접적인 것이든, 혹은 간접적인 것이든간에 우리 사회의 허점을 틈타서 세워진다 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자유의 생활기반위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언론과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북괴측에게는 호개의 역선전자료가 되는 경우도 많으며 터무니없는 허위와 날조로써 젊은 세대와 무의식대중의 동향을 그들의 악랄한 목적달성에 악용하는 예도 많다. 그들의 교란작전이 얼마나 거짓에 찬 것이냐 하는 것은, 그들의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곧 알 수가 있으며, 그들의 반 인도의적인 죄상은 최근의 간첩소행으로써도 능히 알고 남음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자유와 평화의 신조를 보호하기 위해서 간첩침투에서 우리자신을 방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간첩은 비단 폭행과 난행으로 우리주변을 어지럽히는 무장간첩 따위만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주변에 음성적으로 있을 수도 있는 것이며, 혹은 무의식중에 간접적 소행을 돕게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생각해야 옳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성원 전체가 민족적으로 단합될 수 있는 사회분단기의 조성이 요청된다 함은 물론, 정치활동이나 문화활동에 있어서도 반공 승공의 적극적인 의식이 모든 행동의 대전제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반공의식의 철저가 촌호라도 우리의 이념인 자유를 구속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본말을 전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순수한 국민적 주장이 단지 정부비판적이라는 이유 때문에 국가보안과 연결지어 진다든지, 또는 정치의식을 떠난 순수한 문화활동이나 그 업적이 문구나 구설의 사말때문에 엄청나게 오해되는 일이 만의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요컨대 국민 누구나가 다같이 자유정신에 투철하고 민주주의의 대도를 생활과 지도의 지주로 삼아야 하겠다는 일어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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