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태 수입-일서 속 뵈는 흥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백50만속의 한국산 해태 가격을 부당히 싸게 흥정하려는 일본측의 속셈이 드러나 경제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해태업자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3월의 한·일 무역회담에서 합의되고 그후 수개월에 걸친 어려운 교섭끝에 간신히 매듭이 지어졌던 해태를 종래에 비해 엄청나게 싼값으로 사려는 일본의 뱃심은 사실상 한국산 해태 수입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정치적(베이스)에서 어떤 타결 책이 모색되지 않는 한 금년 산 해태 수출은 비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측은 무역회담에서 ①2백50만속 내지 5백만속의 한국산 해태를 수입키로 약속하고도 겨우 최저 양인 2백50만속의 수입「쿼터」만을 배정하고 ②15%로 인하할 것을 고려키로 했던 관세는 30%를 징수하며 ③9월말에 겨우「쿼터」를 배정하고서 그나마 종래엔 1개월 이상이었던 상품 종람 기간을 5∼6일로 단축하는 등의 차별조치를 취했는데 최근에 와서는 가격마저 터무니없는 선을 고집하고 있어 해태 수출교섭은 정돈상태에 빠졌다. 일본측이 제시한 가격은 속 당 66센트로 한국측이 제의한 1달러54센트까지 양보했으나 일본측은 아직도 그 절반 밖에 되지 않는 80센트 선을 제시, 현격한 가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한국산 해태의 대일 수출가격은 1달러50센트 선을 하회한 예가 없으며 작년만 해도 속당 2달러50센트를 상회했었다.
업계는 일본이 ①IMF 8조국으로 이행, 원칙적으로 수입 제한조치를 철폐해야 하며 ②경제사절단이 방한했을 때마다 대한 일차상품수입제한이 철폐되어야 함을 인정했고 ③한·일 교역을 가능한 한 균형화 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수락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해태가 선 수입된 약점을 노린『비열한 수작』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일 협정발효를 앞두고 취해진 일본측 조처에 대해서는 정부도 긴장하게 되었고, 주일대표부의 보고를 토대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데 10월20일로 연기된 최종 통관기한이 오기 전에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된 것인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한국산 해태수입을 막으려는 일본측 기도를 관계 관·민요로에 강경히 항의토록 주일 대표부에 지시했다. 정부는 또한 이 문제가 끝내 결렬될 경우에 대비, 정부 및 관계 단체의 연합회의를 소집, 「대응 조치」를 협의할 것도 고려중이다.
한편 8일 상공부 당국자는 일본측이 부당한 가격을 고집한다면 그들이 자의로 결정한 최종 통관기한(10월20일)도 인정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