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친친(200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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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친친(小親親) ' 은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제목에서 쉬 연상할 수 있듯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남녀의 사랑얘기다. 옛부터 그랬듯이 성격이 다른 사람이 잘 산다고 했던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밟듯 해피 엔딩으로 문을 닫는다.

홍콩의 스타 궈푸청(郭富城) 과 천후이린(陳慧林) 이 호흡을 맞췄다. 신세대 멜로물이라는 작품의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복고풍 분위기에 의존한 게 특징이다.

옛 남자친구에게 선물했던 LP판을 중고품 가게에서 발견한 루나(천후이린) 가 레코드판을 다시 구입하려고 하지만 물건은 이미 라디오 DJ인 쯩영(궈푸청) 이 예약한 상황. 판을 양보해달라는 루나의 요청을 쯩영은 단호히 거절한다.

독설가로 소문난 쯩영은 라디오 인기프로그램인 'LP특급' 의 진행자. 그는 방송 시간에 첫사랑을 못잊어 하는 루나를 비꼰다.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말괄량이 소설가 루나가 이 사태를 참을 수는 없는 법. 라디오와 신문을 사이로 두 사람의 설전이 펼쳐지고, 티격태격 다투는 가운데 사랑이 익어간다.

에디트 피아프.냇 킹 콜 등 옛 스타들의 노래가 잔잔히 흘러 극중 분위기를 고즈넉하게 이끌지만 어딘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자존심을 위해선 대결도 마다하지않는 그들을 감싸기엔 옛 명곡들이 어쩐지 낡아 보인다.

앙숙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도 생동감이 부족하다. '천녀유혼' '첨밀밀' 등으로 홍콩 미술감독상을 수상했던 시중원(奚仲文) 감독이 연출했다. 15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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