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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스페셜올림픽] 두 달 뒤, 아주 특별한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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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2009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린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 지적 발달 장애인들이 스노슈잉(특수 신발을 신고 눈밭을 달리는 종목)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13년 제10회 동계 스페셜올림픽은 사상 최대 규모인 120여 개국 3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내년 1월 29일부터 평창·강릉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 스페셜올림픽 홈페이지]

두 달 뒤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6년 뒤에 열리지만 그보다 더 특별한 올림픽이다.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8일간 평창·강릉 일대에서 열리는 겨울 스페셜올림픽이다.

 스페셜올림픽은 전 세계 225만 지적 장애인들을 위한 순수 아마추어 스포츠 축제다. ‘장애인 올림픽’으로 알려진 패럴림픽과는 구분된다. 패럴림픽은 신체·지적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엘리트 대회인 반면, 스페셜올림픽은 지적 장애인만이 대상이다.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은 이름 그대로 특별한 대회다. 나이와 국적, 장애 유무를 떠나서 전 세계인이 한데 어우러지는 대회라 특별하다. 이번 대회는 120여 국가에서 3300여 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만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도 크다.

 해외 유명인사들도 축제에 기꺼이 동참을 약속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대모 아웅산 수치 여사,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중국 여배우 장쯔이, 전(前)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야오밍 등이 평창을 찾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평창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대회 슬로건은 ‘함께하는 도전(Together We Can)’이다. 선수는 물론 가족·자원봉사자·후원자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지적 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을 격려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나가자는 의미다.

왼쪽부터 수치, 하시나, 장쯔이, 야오밍, 클린턴.

 일단 성화 봉송부터 특별하다. 성화 봉송 주자로 전 세계 경찰관 100여 명이 참여한다. 법의 수호자인 경찰이 사회적 약자인 지적 장애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화 봉송 경찰들은 자발적으로 모금도 진행한다. 대회의 주인공인 참가 선수와 가족들도 성화를 들고 함께 뛴다.

 대회를 통해 외국 선수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전국 5개 도시에서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을 연다. 홈스테이를 하고 한국 음식을 맛보는 등 다양한 만남의 장이 마련된다. 대회 3일 전부터 3박4일간 한국 선수단을 제외한 295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행사도 있다. 지적 장애 청소년과 비장애 청소년들의 소통의 장인 세계청소년회담이다. 1월 27일부터 10일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소년 89명이 참가한다. 이 행사는 장애 유무를 따지지 않고 청소년들이 한데 어울리고 배움으로써 서로 잘 몰랐던 점을 이해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청소년들은 장애인에 대 한 편견과 차별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인쇄물을 제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대회 기간에는 평창과 강릉 일원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거리공연과 K팝 무대공연 등이 수시로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공연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일부 공연에는 지적 장애인들도 참여한다.

 문화행사뿐 아니라 경기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한다. ‘통합경기(Unified Sports Experience)’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이 되어 함께 훈련받고, 경기를 치르며 서로 이해하고 우정을 나누게 된다. 함승경 대회 조직위 미디어팀장은 “‘Together We Can’이라는 슬로건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회장을 찾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와 풍성한 이벤트를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장주영·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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