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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먹자촌] 천안 병천 순대타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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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천안 병천 순대타운=병천순대의 역사는 순대집이 즐비한 도로 바로 뒤의 아우내 장터에서 시작됐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의 아우내장은 3백여년 전통을 지닌 시골장으로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곳이다.

병천순대는 장을 오가던 서민의 출출한 배를 싼값에 채워주던 음식. 그래서 이 지역 중.장년들은 모두 어린 시절 아우내 장터에서 순대국밥을 먹던 기억을 갖고 있다.

추운 겨울 어머니 손을 잡고 장 구경을 나오면 한쪽에서 가마솥을 걸고 뜨거운 국밥을 말아 내오던 모습이 50여년 전 병천순대촌의 초기 정경이다.

병천순대의 특징은 얇은 돼지 창자에 있다. 다른 지방 순대들과 달리 돼지창자 중 가장 가늘고 부드러운 부분(소창)만을 쓴다. 때문에 순대가 굵지 않아 한입에 먹기 알맞다. 속에는 당면과 두부, 으깬 선지와 야채를 넣는다.

특히 찹쌀가루와 들깨가루를 섞어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을 없앴다. 병천순대의 또 다른 매력은 국물맛. 돼지 사골과 머리뼈를 은근한 불과 센 불을 교대로 24시간 이상 고아 만든다. 이 국물에 깨끗히 손질한 머리고기.염통 등을 가득 담아 내놓는다.

최근 몇년새 조성된 '병천 순대타운'에는 원조 격인 충남집.청화집 등을 비롯한 30여곳이 성업 중이다. 가격은 순대국밥 3천5백원, 순대접시 6천원.

아우내 5일장(매월 날짜 뒷자리가 1,6인 날)이 서는 날 이곳을 찾으면 시골장의 풍성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인근에 독립기념관(6km)과 유관순열사 생가(2.5km)가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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