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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브라질, 본선 오르나 못 오르나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와 같은 월드컵 희생량이 될 것인가.’

‘삼바 축구’의 제왕 브라질의 본선 행 여부가 오리무중이다. 브라질은 6일 아르헨티나와의 2002 한·일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1-2로 패해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이로써 7승 3무 5패 승점 24점을 기록한 브라질은 우루과이에 골 득실만 앞선 4위를 간신히 유지했다. 브라질의 남은 경기 수는 3경기. 5위 우루과이도 마찬가지다. 양 팀 모두 홈에서 2경기를 갖고 원정에서 1경기를 치른다.

브라질은 남은 경기가 칠레(10월 6일), 볼리비아(11월 7일), 베네수엘라(11월 14일) 이고 우루과이는 콜롬비아,에코도르,아르헨티나와의 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남미예선은 11월 14일 모든 경기를 마치게 되고 4위까지의 팀은 본선에 직행, 5위 팀은 오세아니아에서 올라온 호주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리하게 되는 팀이 본선에 오르게 된다.

경기 일정상 브라질은 이미 탈락이 확정된 하위권 3팀과의 일정만을 남겨놓았기 때문에 에콰도르, 아르헨티나등과 힘든 일정을 치르는 우루과이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의 브라질의 행보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쉽사리 맘을 놓기 어려운 상태다.

대다수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인지라 짧은 훈련기간으로 인해 호흡이 안 맞고 조직력에 문제가 노출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배수의 진을 치고 죽기살기로 덤벼들어도 최근 5경기(2승 1무 2패) 경기내용이 들쭉날쭉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간판 히바우두, 카를로스등을 매 경기 투입 시켜도 별 재미를 못 보고 있고 믿었던 호나우도 까지도 복귀를 차일피일 미뤄 대표팀 합류도 미지수가 됐다.

이런 이유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이어 브라질 까지도 ‘설마’ 하는 우려를 씻을 수 없다.

축구 팬들은 네덜란드가 본선에 오르지 못한 것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록 98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을 농락한 팀이지만…혹자는 ‘대재앙’이란 표현까지 쓰며 안타까워했다. 여기에 브라질까지 ‘탈락’이란 멍에를 쓰게 된다면 우린 또 어떤 단어를 써야 하는가.

16회 까지 진행된 월드컵에서 단 한차례도 ‘결석’한 적이 없는 브라질. 그 만큼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흥행면이나 경기 내용면에서도 항상 최고를 자랑해 왔기에 지금은 부진이 안타까울 나름이다. 다른 한편으론 그만큼 다른 팀들의 실력이 향상돼 평준화가 되었다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런 팀이 네덜란드와 같은 전철을 밟아 갈 수도 있어 주최국 한국과 일본으로선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브라질의 부진에서 비롯된 남미예선은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곤 앞이 보이지 않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짙은 안갯속 미로다.

Joins 이병구 기자<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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