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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업 뛰어든 배종순 뉴영남호텔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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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호텔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간판을 더 멋있게 만들고 전기료를 줄일 수는 없나 고민하다 아예 입체 간판 개발에 나섰습니다 ."

13년째 대구 뉴영남호텔(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을 경영하고 있는 배종순(裵宗淳.44.사진)대표가 간판업으로 벤처 기업을 시작했다.

그는 얼마 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SNB네트워크㈜를 설립해 대표를 맡았다. 호텔과 별 관련이 없는 광고업에 뛰어든 동기는 비교적 단순했다.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입체감을 살려 광고 효과를 높이고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는 간판을 만든다면 '대박'이 터질텐데'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더군요. 이 얘기도 한 계기가 됐어요."

그의 호텔에는 외부 네온사인 3개와 실내 간판 등 모두 7개의 간판이 있는데 전기료만 한달에 4백여만원에 이른다.

裵대표는 지난해 초 입체 광고판 개발을 일본의 ㈜누브에 의뢰했다. 누브는 그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관계로 거래를 하던 곳으로 일본 소니사의 협력업체다.

이 분야에 노하우가 있던 누브는 6개월여 연구 끝에 아크릴과 비닐 소재 등에 해당 업체의 로고를 붙인 뒤 굴절과 반사.확산 등 빛의 성질을 이용해 평면이면서도 입체감이 있는 광고판을 만들어냈다.

裵대표는 개발 비용 10억원을 지급하고 입체 광고판의 제작과 판매 등 모든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해 9월에는 특허청에 입체 광고간판 제작에 관한 네가지의 기술.기법에 대한 실용신안.발명 특허를 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지정을 받았다.

그는 입체 광고판을 지난해 12월 5~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02 사인.디자인전'에 출품, 세계 30여개 주요 기업 홍보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최근 입체 광고판의 양산체제가 갖춰짐에 따라 이 제품을 '에코라이트'(EKOLITE.빛이 울린다는 뜻의 합성어)로 이름짓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 출신인 그는 1986년 미국의 뉴욕 호프스트라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귀국한 뒤 91년 선친이 경영하던 호텔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31세 때는 대구상공회의소의 최연소 상공위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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