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초등학교에 보안관 1명씩 증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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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의 보안관이 등교가 끝나자 정문 바리케이드를 닫고 있다. [사진 중앙DB]

서울 영등포구 신길7동 대방초등학교의 이경희 교감은 매일 아침 8~9시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 주위를 순찰한다. 아침에 근무하는 학교보안관이 한 명뿐이어서 일손이 달리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신길뉴타운지구 내에 있어 인근에 폐가가 많고 주위 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이 교감은 “학교 주변이 범죄에 취약한 환경이다 보니 학생 안전을 위한 전담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대방초교처럼 주변 환경이 좋지 않거나 학생수가 많은 서울시내 국공립 초교에 학교보안관이 1명씩 더 배치된다. 전체 556개 국공립 초교 중 50곳이 대상이다. 또 학교보안관실에서도 교내 폐쇄회로TV(CCTV)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모니터를 확대 설치한다.

 서울시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등학교 안전망 강화계획’을 밝혔다. 지난 9월 28일 서초구 반포동의 계성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외부인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초교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신용목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은 “학교 측 의견을 듣고 현장 확인을 거쳐 학교보안관을 증원할 50개교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내년도 학교보안관 예산을 올해보다 17억원 늘어난 197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학교안전강화학교 125개교와 학생수가 1500명 이상인 31개 학교 가운데서 학교보안관 증원대상 학교를 선정할 방침이다. 학교안전강화학교는 재개발지역,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 유해환경 우범지역 등에 위치해 있어 학생 안전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이다.

 현재 학교보안관은 시내 국공립 초교에 2명씩 모두 1112명이 배치돼 있으며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외부인 출입통제와 학생 등·하교 지도, 취약시간대 교내 순찰, 학교폭력 예방활동 등 학교 안전업무를 맡고 있다. 박종수 서울시 교육격차해소과장은 “추가 배치되는 보안관은 체육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 학생들의 야외활동이 많은 시간대에 주로 근무하면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교내를 순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보안관에 대한 감독도 강화된다. 우선 성범죄 경력조회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또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해 일반범죄 경력조회도 의무화하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부분 50~60대인 학교보안관들이 학생들과 소통하고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경찰청·교육청 등과 함께 직무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학교보안관실에 CCTV용 모니터가 없는 학교(235곳)에는 모니터를 설치해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모니터가 있는 258곳을 포함, 493개 학교가 CCTV 확인용 모니터를 갖추게 된다. 신 국장은 “학교보안관을 추가 배치하고 CCTV를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초등학교의 안전망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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