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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거액 수수 의혹 검찰 간부에게 소환장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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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호 02면

경찰이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과 대기업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부장급 검찰 간부 A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소환 통지서를 A검사의 자택으로 서면 발송했다”고 10일 밝혔다.

특임검사도 첫 출근… 검경 수사권 갈등 격화

경찰은 A검사에게 차명계좌를 관리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를 중심으로 조씨의 측근과 유진그룹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은 경위, 이 자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A검사는 이에 대해 ‘알았다’고 답했으나 소환에 응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검사에 대한 경찰의 소환 통보는 이 사건을 수사할 검찰의 김수창(50·사법연수원 19기·법무연수원 연구위원) 특임검사가 서울서부지검에 꾸려진 수사팀 사무실로 첫 출근한 날 이뤄졌다.

검찰이 특임검사라는 카드로 직접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대해 경찰이 A검사에게 소환 통보함으로써 경찰의 수사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써 이번 사건 수사 주체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경찰은 검찰이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사건 가로채기’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출근한 김 특임검사는 “검찰과 경찰의 이중수사라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느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다문 채 당직실을 통해 곧장 청사로 들어갔다.

김 특임검사는 출근 직후 일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준비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겠다. 수사는 엄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특임검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특임검사로 임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결연한 의지로 여러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사 방법을 동원해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자적인 수사권을 보유한 김 특임검사는 이원석(43·연수원 27기) 창원지검 밀양지청장과 대검, 서울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7명으로 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사팀은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8~10층에 분산된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청사에 비해 빈 공간이 많아 서부지검으로 수사팀 사무실을 정했다”며 “그래도 한꺼번에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사무실을 여러 층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김 특임검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시절 조희팔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경력이 있다.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검찰 내부 비리 등을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한 특임검사 제도는 2010년 6월 신설됐으며, 실제로 특임검사가 가동된 것은 2010년 그랜저 검사 사건, 지난해 벤츠 여검사 사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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