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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모텔로…' 10대들 벤츠몰고 1억 꿀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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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전국을 무대로 강도와 절도 행위를 일삼아 온 10대 남녀 1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전국 각지의 금은방이나 주유소·옷가게 등을 터는 등 모두 26차례에 걸쳐 1억여원어치를 훔치거나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일당 가운데 여자 청소년이 성인 남성을 유혹해 함께 모텔로 들어간 사이, 밖에서 기다리던 남자 친구들이 급습하고 성인 남성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는 대담한 수법을 쓰기도 했다.

 경남 사천경찰서는 7일 김모(18)군 등 5명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모(17)양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2명을 쫓고 있다. 12명 가운데 여자 청소년은 4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 등은 지난달 20일 오전 4시4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의류 판매장의 유리창을 깨고 침입, 유명 브랜드 아웃도어 점퍼, 바지 등 시가 1800여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달 13일에는 김양이 경남 통영시내 모텔에서 만난 김모(32)씨가 욕실에 들어간 사이 김군 등이 흉기를 들고 들어가 김씨를 위협해 현금 70만원과 승용차를 빼앗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지난달 31일 오전 2시쯤에는 사천시 선구동의 금은방에 침입해 금목걸이 등 18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다. 이들은 사천시 금은방 절도사건 이후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분석하고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는 등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김군 등은 또 10월 17일 대전에서 벤츠 차량을 훔친 것을 비롯, 김해와 창원·통영 지역에서 차량 4대를 훔쳐 이동수단으로 사용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소년원에서 알게 된 사이이며, 일부는 지난 8월 가출한 뒤 PC방 등에서 만난 사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하굣길 학생들을 위협해 돈을 빼앗는 수준이었으나 두 달 사이에 범행 수법이 점점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김군 등은 경찰에서 “범죄를 재구성하는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범행 수법을 익혔다”며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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