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타결" 민주 총공세에 安 반응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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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선에 출마할 세 후보가 29일 한자리에 모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후보(오른쪽부터)가 이날 오후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골목상권살리기운동 전국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손을 잡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세 후보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13일 과학나눔마라톤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연합뉴스]

30일로 대선까지 정확히 50일이 남았다. 그러나 대선 최대 변수로 꼽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문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997년 대선에선 10월 28일 DJP 후보 단일화(김대중·김종필)가 타결됐지만 두 후보는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지금으로선 단일화 협상이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은 채 막다른 상황까지 치달을 조짐도 보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연일 안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문 후보가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가 양보로는 힘들 것”이라면서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시사하면서 민주당은 29일 단일화 총공세에 나섰다. 김부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전달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도 “내달 중순에는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협상자였던 김한길 최고위원은 “늦어도 11월 중순 전에는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지금쯤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는 얘기다.

 안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 주시면 반드시 승리할 것”(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란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안 후보는 11월 10일 공약집 발표도 예고해 뒀다. 그때까진 단일화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의 정치적 계산이 서로 다른 게 단일화를 둘러싼 두 후보의 엇갈림의 배경이다. 안 후보 측은 협상 시점을 최대한 늦출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당장은 ‘단일화 프레임’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는 순간 민주당은 ‘정당후보론’으로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관측했다.

 데드라인에 임박할수록 여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을 따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다. 박 본부장은 이날 “단일화 과정이 생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부족하면 결국 안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 외엔 대안이 없다는 게 안 후보 측 예상이다.

 민주당은 2002년 단일화 과정에서 지지율 3위였던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를 누른 기억이 있다. 캠프 관계자는 “국민에게 ‘누구에게 국가 경영을 맡길 것인가’를 빨리 물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이 현실적 판단을 하게 되고, (우리 측에) 반전의 기회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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