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줄기세포 치료, 65% 기능 향상돼 효과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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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이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줄기세포 시술을 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인공관절 수술을 대체할만한 치료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연세사랑병원]

줄기세포가 무릎관절 질환 치료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무릎은 두 덩어리의 아래·위 뼈가 맷돌처럼 맞물린 단순한 구조다. 관절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조직이 바로 연골이다. 연골은 닳거나 손상을 받으면 재생이 안 된다. 따라서 스포츠 손상이든 노화에 의한 퇴행성이든 무릎관절 치료 대상은 연골에 집중돼 있다. 최근 연골재생술에 줄기세포 치료법이 추가됐다. 시술이 간단하고, 치료 효과가 좋아 의료계의 반응도 괜찮다.

올 초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으면서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줄기세포 효과 분석 결과 고무적

줄기세포 대중화의 관건은 무엇보다 치료 효과. 다행히 연구결과는 고무적이다.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은 퇴행성관절염 환자 25명에게 무릎 안쪽 지방에서 추출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배양·주사하고, 이를 추적 관찰(수술 후 3개월에서 1년)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환자들은 시술 전과 비교해 통증이 절반 이상 줄었고, 무릎의 기능과 활동지수는 각각 65%, 84% 향상됐다. 이에 반해 줄기세포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 25명(PRP만 주사)의 무릎 기능은 38%, 활동지수는 37% 개선되는 데 그쳤다.

 환자 자신의 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 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줄기세포는 3~4시간 분리 과정을 거쳐 3㏄의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와 함께 주사기로 무릎 관절에 주입됐다.

 고용곤 원장은 “줄기세포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동시에 입증한 셈”이라며 “줄기세포 치료가 인공관절을 대체하는 치료로 자리를 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ended)급 정형외과 국제학술지인 『The Knee』에 게재됐다.

줄기세포로 만든 연골이 더 단단

현재 시술되고 있는 연골재생술은 크게 미세천공술·자가골연골이식술·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등 세 가지. 하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와 원리·방법이 확연히 다르다.

 미세천공술은 손상된 연골 면적이 1㎠ 이하일 때 시행한다. 뼈에 작은 구멍을 내면 골수가 흘러나와 연골로 재생된다는 원리다. 문제는 재생된 연골은 섬유조직으로 정상 연골에 비해 내구성이 60% 수준이라는 것.

 자가골연골이식술은 손상 면적이 1~4㎠ 일 때 적용한다.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무릎 연골의 일부를 떼어내 손상 부위에 옮겨주는 방법이다. 본인의 연골이므로 내구성은 좋아도 떼어낼 수 있는 크기에 한계가 있다.

 손상면적이 4㎠ 이상일 때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시행한다. 연골세포를 떼어내 몸 밖에서 배양시켜 손상 부위에 다시 이식한다. 역시 이 과정으로 배양된 연골은 내구성이 떨어진다.

 반면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은 실제 연골처럼 단단하게 재생된다. 내구성이 좋고 강한 것이 장점. 또 2~10㎠의 비교적 광범위한 연골 손상도 치료할 수 있다. 자가조직을 이용하므로 면역 거부반응이 없다.

회복 빨라 2~3일 후엔 일상생활

이번에 연세사랑병원에서 소개한 줄기세포는 무릎 안에서 떼어낸 지방을 이용한 것이 새롭다. 고용곤 원장은 “지방 전체 세포의 20~25%가 중간엽 줄기세포로 구성돼 있다”며 “얻을 수 있는 줄기세포 양이 많아 고령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상으로 연골이 손상돼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환자와 오랜 세월 과도하게 마모된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적용 대상이다. 연골손상 정도로 보면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4기를 제외한 2~3기 환자들이다.

 시술은 간단하다. 먼저 무릎에 1㎝ 이하의 작은 구멍을 2~3개 낸 뒤 관절내시경으로 손상 부위를 다듬는 변연절제술을 한다. 그 뒤 지방에서 뽑아 분리한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에 주입한다. 입원은 2박 3일 정도. 시술 후 목발이나 보조기 착용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무리한 운동이나 체중부하만 주의하면 가벼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효과는 연골이 재생되는 2~3개월 후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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