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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야생조수 수난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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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취병리에서 쐐기에 앞다리 왼쪽 발목이 잘린 고라니 한 마리가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강원도지회가 치료에 나섰으나 이 고라니는 3일 오전 숨졌다.

강원도 내에서 야생 조수들이 잇따라 수난을 당하고 있다. 주민들이 불법으로 설치한 올무 등에 걸리거나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또 폭설이 내린 영동지역에서는 먹이를 찾아 민가 근처까지 내려 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강원도지회에는 올 겨울 들어 하루 한 마리 꼴로 부상 당한 야생 조수가 접수되고 있다. 고라니의 경우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구룡사 입구에서 올무에 걸린 것 등 세 마리가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수렵이 금지된 원주와 횡성지역에서 날개에 총알을 맞은 네 마리의 말똥가리와 참매도 발견돼 치료 중이다. 강원도가축위생시험소 북부지소에선 지난 1일 고성군 죽왕면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고라니 한 마리를 발견해 치료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중부지소에도 지난달 올무에 걸려 발목이 잘린 후 절벽에서 추락한 고라니가 숨진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야생 조수의 수난이 잇따르자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와 영동지역의 각 시.군은 마른 풀과 옥수수.콩 등의 먹이를 뿌려주는 것과 함께 불법 수렵행위에 대한 단속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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