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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차이콥스키, 두 가지 해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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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러시아 출신 명지휘자들이 잇따라 내한한다.

 먼저 지휘자 유리 시모노프(71)가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그는 24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경북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이정과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한다.

 레닌그라드 예술학교에서 지휘를 공부한 시모노프는 러시아 음악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소비에트 연방 붕괴 후 침체기를 걷고 있던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지휘자로 98년 부임했다. 시모노프는 미국·영국 등 해외 투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러시아 음악의 건재함을 세계에 알렸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시모노프는 연주자들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견고한 성(城)과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발레리 게르기예프(59)는 다음 달 6,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펼친다. 1988년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그는 24년 동안 이 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게르기예프는 6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과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피아니스트 손열음 협연)을 연주한다. 7일에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피이나스트 조성진과 협연한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러시아 음악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두 지휘자는 2주 간격으로 서로 다른 차이콥스키의 교향곡을 연주하게 됐다. 러시아 출신 명지휘자들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를 놓고 격돌하는 모양새다. 시모노프는 국내 음악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중 하나인 6번 ‘비창’을 골랐고 게르기예프는 5번을 선택했다.

 시모노프는 “교향곡 6번 비창은 차이콥스키의 마지막 유언”이라고 말했다. 게르기예프는 “(교향곡 5번은) 마린스키만이 가진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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