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법으로 의무화 뒤 출산율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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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선 육아휴직을 부모가 함께 누려야 할 권리로 간주한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법으로 의무화한 이유다. 일하는 여성이 많아야 복지국가의 근간이 유지된다는 믿음도 한몫했다. 이 덕에 이들 국가는 ‘출산율’과 ‘여성 취업률’이 모두 높다.

 17일 방한한 노르웨이 아동·평등·사회통합부의 아니 홀(Arni Hole·사진) 가족평등국장에게 남성 육아휴직 현황과 효과를 물었다. 그는 18일 개막하는 여성정책연구원 주최 젠더국제심포지엄에서 일과 가정 양립정책을 펼친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노르웨이에선 남성에게 육아휴직을 얼마나 보장하나.

 “1993년 처음 도입됐을 때는 4주였다. 현재는 출산 전후 부부가 쓸 수 있는 유급휴직 47주 가운데 12주가 아빠 몫(Father’s Quota)이다. 엄마가 대신 쓰면 안 된다. 내년에는 14주로 더 늘어난다. 모두 월급 100%를 보장하는 유급휴직이다.”

 -남성들이 많이 활용하나.

 “대부분의 아빠들이 쓴다. 활용률이 90% 를 넘는다.”

 -정부가 남성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이유는.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고르게 유대감을 형성하는 게 좋다. 그런 가정에서는 가정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했던 여성들은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면 출산 후 빨리 직장에 복귀할 수 있다. 남성육아휴직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그래서 정부는 남성들이 할당기간보다 더 오래 육아휴직을 쓰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노르웨이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7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2%)보다 높다. 출산율도 가임기 여성 1명당 1.9명으로 유럽 최고 수준이다. 스웨덴도 자녀를 낳은 부부는 총 480일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이 중 60일을 남편이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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