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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SNS 선거운동은 ‘오바마 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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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강풀님, 그건 PC통신 시절 인사 아닌가요? 먼산~.”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트위터(@cholsoo0919)에 남긴 글이다. ‘먼산~’은 ‘먼 산을 바라보는 표정’을 줄인 말로 민망하거나 어색할 때 네티즌들이 즐겨 쓰는 용어다. 안 후보는 16일 만화가 강풀(@kangfull74)씨가 트위터에 “방가방가 하이룽”이라고 쓰자 답글을 달았다.

 안 후보는 전날 트위터 개인계정을 개설했다. 그러곤 740여 명을 팔로우(안 후보가 구독하는 다른 사람의 계정) 했다. 팔로어(안 후보 계정의 구독자)는 하루 만에 5만 명을 모았다.

 안 후보가 팔로우하는 인사들 가운데는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밋 롬니 미국 대선 후보 등이 포함됐다. 문 후보와는 ‘맞팔’(서로의 계정을 구독하는 관계)하는 관계다.

 이 밖에 외국 기업인(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명예회장), 문화계 인사(작가 이외수, 만화가 강풀, 배우 박중훈·김여진, 개그맨 김제동), 교수(정재승 KAIST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망라됐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직접 만났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와 조능희 MBC PD 등도 팔로우했다. 안 후보의 이런 SNS 선거운동 방식은 ‘오바마 스타일’을 딴 것이란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 안 후보가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건 위선”이라며 “부당한 공격을 당해도 네거티브 선거는 않겠다”고 한 것도 오바마와 비슷한 메시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출마선언 때는 “선거는 누가 더 파헤치고 누가 더 실수했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며 반(反)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였다.

 안 후보는 경험 부족에 대한 지적에 “정치경험이 많은 게 꼭 좋은 건지 모르겠다”고 응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경험 부족이란 워싱턴의 당파적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걸 뜻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출마 선언 4개월 전 『담대한 희망』이란 책을 출간한 것과 출마 선언 2개월 전 안 후보가 『안철수의 생각』을 낸 것도 닮았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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