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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책] 우연을 길들이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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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우연을 길들이다(이언 해킹 지음, 정혜경 옮김, 바다출판사, 493쪽, 2만5000원)=통계와 통계학, 그리고 ‘우연’이라는 개념이 철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파헤쳤다. 통계는 인간과 사회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고, 즉 결정론을 뒷받침했으나 양자물리학의 등장으로 우연의 개념이 주목받으며 비결정론적 세계관이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세상은 수많은 우연의 조합에 따라 이뤄진다는 사고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 변화였는지를 설명했다.

믿는다는 것의 과학(앤드류 뉴버그·마크 로버트 월드먼 지음, 휴먼사이언스, 진우기 옮김, 424쪽, 2만원)=뇌과학의 측면에서 ‘믿음’이 무엇인가를 탐구했다. 저자들은 믿음을 가리켜 신경 회로망의 연결이라고 정의한다. 무엇을 강력하게 믿는다는 것은 ‘사실’ 자체보다 그것을 얼마나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느끼느냐와 관련 있다는 것. 따라서 사람마다 서로 다른 믿음 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 읽는 사람들(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주헌 옮김, 교보문고, 464쪽, 1만7800원)=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정치와 문학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미래에는 정말 독서의 종말이 올까. 『독서의 역사』 『밤의 도서관』 『나의 그림읽기』로 유명한 저자가 독서의 즐거움과 위안에 대해 쓴 39편의 에세이다. 저자는 『돈키호테』를 예로 들며 책은 읽을 때마다 변하는 것이며, 창조적인 해석이야 말로 독자의 최고 권력이라고 말한다. 원제 『A Reader on Reading』.

현대미술에 관한 101가지 질문(주자나 파르치 지음, 홍은정 옮김, 경당, 376쪽, 1만4000원)=“엄밀하게 따지면 미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미술사학자 에른스트 곰브리치가 한 말이다. 보통 사람들이 난해하게 생각하는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101가지 문답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보통 사람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현대미술에 대한 질문을 수집했다고 한다. 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해설도 곁들였다.

성찰하는 삶(제임스 밀러 지음, 박중서 옮김, 현암사, 716쪽, 2만2000원)=소크라테스·플라톤·디오게네스·아리스토텔레스·몽테뉴·루소·칸트·니체 등 서양문명사를 대표하는 철학자 12인의 생애를 통해 ‘삶의 방법으로서의 철학’의 유래와 의미를 살폈다. 철학자들 이야기를 건조하게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의 철학이 ‘삶의 방법’으로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조명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철학과 삶을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나간 솜씨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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