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 밀려 … 세계 PC 출하 8.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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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개인용 컴퓨터(PC) 시대가 저물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이 PC 시장을 급속히 잠식한 결과다.

 PC 시장 조사기관인 IDC와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PC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나 감소했다. 2001년 이후 분기 실적으론 가장 가파른 시장 축소다. 올해 전체로도 11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반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국에서 3분기는 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PC 판매량이 정점에 달하는 때다. 더욱이 올해 각 PC 제조업체는 야심작을 잇따라 선보였다. 그런데도 PC 판매가 늘기는커녕 가파르게 줄자 PC 업계가 당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일각에선 이달 하순 발표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OS) ‘윈도8’ 기대효과 때문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윈도8은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17년 내 최대 역작”이라고 강조했을 만큼 MS가 심혈을 기울인 OS다. 각 PC 제조업체도 윈도8을 장착한 신모델을 앞다퉈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노트북이면서 모니터는 분리해 태블릿PC로도 쓸 수 있는 신제품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윈도8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이서플라이의 크레이그 스타이스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는 이제 PC 신제품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후속 모델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며 “윈도8이 나오더라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PC 시장은 2001년 이후 꾸준한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PC는 가족 전체가 공용으로 썼지만 노트북이 보급되면서 개인용이 됐다. 새 노트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물론이다. 그러나 애플 아이패드와 아이폰이 주도한 모바일 혁명이 확산하면서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옮겨갔다. PC 시장 맹주 휼렛패커드조차 스마트폰 시장에 재도전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중국의 PC 업체 레노버가 3분기 중 1377만 대의 PC를 팔아 HP(1355대)를 제치고 세계 1위 PC 업체로 올라섰다고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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