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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일본, `이유있는' 유럽진출 붐

중앙일보

입력

일본축구선수의 유럽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오노 신지(우라와 레즈)의 네델란드 페예누르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이나모토 준이치(감바 오사카)의 잉글랜드 아스날 이적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지난달 한.일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철벽방어로 `베스트 11'에 뽑힌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쓰는 잉글랜드 볼튼 원더러스와 협상 중이고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돌아온 조 쇼지(이상 요코하마 마리노스)도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3년전 이탈리아로 진출한 나카타 히데토시(AS로마)는 올해 유럽 트레이드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만큼 급성장했다.

일본선수가 이처럼 유럽에서 `잘 팔리는' 것은 선수 개인과 일본축구계, 유럽클럽 등 3자간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선 유럽 클럽들은 스타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값이 싸고 자질 있는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하고 비싼 값에 되파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유럽이 돈 때문에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검증된 일본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 것은 당연한 귀결인 셈. 이 시점에서 시드니올림픽 16강 등 일본축구대표팀의 선전과 나카타의 활약은유럽에서 일본선수의 주가를 한층 끌어올린 계기로 작용했다.

나카타의 경우 98년 벨마레 히라쓰카에서 페루자로 갈 때 이적료가 4억4천500만엔이었지만 지난해 로마로 갈 때의 이적료는 23억엔으로 1년만에 5배나 치솟았다.

나카타는 페루자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고 페루자는 이적료 뿐만 아니라 유니폼 등 상품판매에서도 거액의 수입을 올려 유럽에서 성공사례로 기록됐다.

여기에 일본축구의 성장세는 유럽 클럽과 에이전트들이 일본선수에게 더욱 관심을 갖게 한 기폭제가 됐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일본 선수에게 부족한 것은 국제경기 경험과 상황 판단력"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뛰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지론을 펴며 일본 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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