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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신입생 18% 수학 실력 수준 미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올해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서울대 공대에 입학한 이모(19)군은 지난 학기 마음고생을 했다.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 때가 많아서였다. 그는 지방 일반고 출신인데 미적분 등의 수학 원리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과학고·비평준화고 출신 동기들이 어려움 없이 강의를 듣는 것과는 상황이 달랐다. 자연히 수업 중에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 이군은 “강의를 이해하려고 남몰래 고등학교 시절 봤던 ‘수학의 정석’ 책을 꺼내 보기도 했다” 고 말했다.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의 수학 실력이 5명 중 1명꼴로 기초학력 수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3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수학 성취도 측정시험 현황’에 따르면 이 시험에 응시한 공대·농업생명과학대·자연대·사범대·수의과학대·의대·자유전공학부 신입생 1633명 중 300명(18.37%)은 낙제점(기초학력 미달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1.31%보다 7.06%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08년 15.22%, 2009년 12.62%, 2010년 9.35%로 줄어들다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서울대는 2001년부터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과목에 대한 ‘성취도 측정시험’을 치러왔다. 시험 결과 기초 실력이 부족해 정규 과목을 수강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은 학생은 ‘기초수학’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미적분의 첫걸음’ 강의도 신설했다. 기초수학 과목만으로는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심화학습 차원이다.

 반면 전체 서울대 신입생(이공계 포함)들의 영어 실력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가 영어능력시험인 텝스(TEPS)를 통해 신입생의 ‘영어 성취도’를 측정한 결과 2010년에는 응시자 3198명 중 521명(16.29%)이 기초학력 미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3122명 중 403명(12.91%)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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