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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거리로 야외 공연 나들이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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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서울 종로 3가 국악로 축제에서 선보이는 판소리 '춘향가'중 '사랑가'.

신록의 계절을 맞아 산과 숲, 거리에서 야외 공연이 풍성하다. 가까운 서울 근교에는 경기도 양평 용문산 야외극장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야외무대가 봄철 나들이 코스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서울 시내에도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종로 3가 국악로가 야외공연의 명물로 떠오른지 오래다. 의정부·춘천·대전 등 지방에서도 굵직한 축제가 열린다. 알찬 프로그램에 무료 공연도 많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도 하고 공연도 즐기면서 봄밤의 추억을 만드는 주말 드라이브 코스로 잘 어울린다.

◆ 산으로 숲으로 = 공연기획사 쎌인터내셔널은 양평 용문산 야외극장에서 4년째 1일 휴가 콘서트를 열고 있다. 산채비빔밥과 맥주.커피를 제공한다.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 색소포니스트 대니정이 무대에 선다. 오후 6시 공연은 가족 나들이로, 10시 공연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어울린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조각공원 야외무대에서도 주말 오후 미술관 주최로 미술 체험 프로그램을 곁들인 무료 음악회가 열린다. 그룹 '동물원'도 같은 장소에서'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한다. 가족.연인과 함께 소풍을 떠나듯 도시락도 준비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 보면 어떨까. 해가 진 후엔 아직 쌀쌀한 편이어서 담요나 스웨터를 준비하면 좋다.

◆ 거리로 나가자 = 주말 오후 5시부터 종로 3가 창덕궁 앞 국악로 특설 무대에서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1994년 서울 정도 600년과 국악의 해를 맞아 창덕궁 앞부터 종로 3가 단성사까지를 '국악로'로 명명한 후 매년 봄.가을에 국악로문화보존회(이사장 정옥향)주최로 열리고 있는 국악 축제다. 선소리 산타령의 최창남 명창이 부르는 경기민요, 쟁강춤, 진도아리랑, 판굿 등 야외 무대에 잘 어울리는 민속악은 물론 궁중 무용인 '화관무'도 펼쳐진다. 박진 국회의원 등이 조선시대 태조.영조.고종이 입었던 궁중복식을 입고 출연하는 궁중복식전이 눈길을 끈다.

현대무용.발레.한국무용 스타들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광화문 댄스 페스티벌이 22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다. 제26회 서울무용제(6월 10~26일)를 앞둔 맛보기 야외축제다. 이원국.손관중 등의 안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무용스타 초청공연', 인터넷으로 현장에서 인기 순위를 가리는 '네티즌이 뽑은 최고의 젊은 춤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민정 등이 공연하는 '젊음이 넘치는 춤무대' 등. 23일부터는 오후 12시 20분~1시'정오의 야외춤 한마당'이 인근 직장인들과 무용팬들을 만난다.

6월 4일 오후 6시부터 홍대 앞 걷고싶은 거리는 젊음의 열기에 휩싸인다. 크라잉넛, 전 프로야구선수 이상훈이 만든 밴드 'What', 황신혜 밴드, 오 부라더스, 락 타이거스, 킹스톤루디스카 등이 신나는 음악을 연주한다. 무대 아래에서는 스윙 댄스 동호회 회원 수백쌍이 춤을 춘다.

◆ 지방 행사도 풍성 ='음악+인형극''음악+발레''음악+그림자극' 등 음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복합장르공연을 선보여온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10일부터 시작, 절반쯤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상적인 공연들이 남아 있다. 21.22일 오후에 공연되는 프랑스 푸츠반(Foot's Barn.풋의 헛간)씨어터의 '템페스트'는 고대비극.곡예.코메디아 델 아르테(16~18세기 이탈리아의 즉흥 가면 희극).광대극.마임.서커스.그림자극 등을 혼합한 독특한 스타일의 공연이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대사는 70%를 생략됐고, 오브제.기뇰(대형인형).가면 등을 동원한 장면들이 끼워넣어졌다.

제17회 춘천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춘천인형극장에서 27~28일 3회 공연되는 영국 데이비드 글라스 앙상블의 마임 '이탈(Disembodied)'. 한 명의 연기자, 최소한의 무대 장치, 라이브 음악으로 이뤄지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팔.다리마저 어색해지는 단절의 상태,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불안정한 상태 등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프랑스 미모스 마임축제, 영국 런던 마임축제 등에 공식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28~29일 소양강 고슴도치섬에서는 1박 2일간 마임.퍼포먼스.음악.무용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도깨비난장이 펼쳐진다.

22일부터 대전은 연극 열풍에 휩싸인다. 제23회 전국연극제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장과 야외 특설 무대 등에서 열리는 것. 15개 시.도 출품작들의 경연, 미국.프랑스.카자흐스탄 등 3개국 동포들의 출품작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장직.신준봉.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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