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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검찰서 … 입 닫은 이정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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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정희

지난 4·11 총선(19대) 때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정희(43) 전 공동대표가 21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과 저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조사받는 5시간 동안 내내 묵비권을 행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이날 이 전 대표를 소환해 당시 서울 관악을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여러 대 설치하도록 직접 지시했는지, 여론조사 조작 여부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등을 캐물었다. 지난 8월 경찰 조사에서도 2시간 내내 묵비권을 행사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도 검사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전 대표는 “진술하지 않을 권리는 모든 시민에게 허용된 헌법상의 권리”라며 “의혹만으로 사람을 얽어매는 일은 없어야 하며 그 의혹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검찰이 조만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 관련자 조사 내용 등을 종합해 다음주 초 이 전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미 이 전 대표 선거캠프 정무국장 김모(44·구속)씨 등 측근 여러 명이 구속된 상태라 이 전 대표가 여론조사 조작 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전국 공안부장 회의 연 대검

대검 공안부(부장 임정혁)는 이날 대검 청사에서 전국 공안부장 회의를 열고 19대 총선 선거사범 처리 결과를 점검했다. 한상대 검찰총장과 전국 58개 지검·지청 소속 공안부장검사 70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현재까지 국회의원 당선자 16명을 기소하고 추가로 48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9대 총선 선거사범 공소시효는 다음달 11일 만료된다. 재판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 16명 가운데 9명이 1심 판결이 끝났고, 이 중 4명에게 당선 무효형이 선고됐다. 무소속 박주선(63·광주 동구) 의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새누리당 김근태(60·충남 부여·청양) 의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 등이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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