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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아내는 관제사, 남편은 정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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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한항공이 설립.운영하고 있는 최초의 민간 비행장인 제주 정석비행장에 이색 '항공커플'이 탄생했다. 지난달 27일 결혼한 이 비행장의 홍일점 관제사 신혜경(28.(右))씨와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소속 정비사 이창용(27.(左))씨다.

신씨는 한국항공대에서 항공교통학을 전공하고 항공교통관제사와 운항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재원으로,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늘길을 '교통정리'하는 관제 업무를 맡고 있다. 남편 이씨는 항공기 비행 전후의 정시점검과 비행지원 등을 총괄하는 지상 정비를 담당한다.

이들의 인연은 지난해 입사한 이씨가 신입사원 견학 코스로 관제탑을 찾았을 때 신씨가 브리핑을 한 데서 비롯했다. 첫 눈에 반한 이씨는 이후 신씨에게 "저녁이나 같이 하자"면서 자주 연락해왔고, 한 비행장에 근무하는 덕분에 몇 차례의 회식자리에 합석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신씨는 "남편과 사귈 때 한 비행장에 근무하면서도 근무공간이 달라 자주 볼 수 없었다"며 "그럴 때는 동료들 몰래 관제탑에 있는 망원경으로 남편이 일하는 모습을 찾아보며 혼자 흐뭇해 하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이들은 처음에는 교제 사실을 비밀로 하다가 나중에 동료들에게 '깜짝 발표'를 했으나 대부분이 눈치채고 있어 머쓱했었다고 전했다.

신씨와 이씨는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전문가로 인정받는 게 목표"라며 환하게 웃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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