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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용의 베스트 프랜드⑤] 말 잘 듣는 반려견 원한다면, 명령어 억양·손짓 일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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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반려동물인 개를 키우는 행위만으로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다.

 그러나 개의 버릇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종종 있다. 개를 키우는 행위가 오히려 정신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자주 짖어 이웃의 원성을 사고, 집안 곳곳에 소변을 지리며, 산책 시 천방지축 뛰면서 말썽을 부린다.

 주인은 개 탓을 하지만 사실 개가 무언가 잘못했다면 주인의 교육이 잘못된 탓이다. 오죽하면 ‘개를 보면 그 주인을 알 수 있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개와 함께 생활하기 위해선 주인은 개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개와 주인의 소통 채널인 ‘대화’다. 개와의 대화를 훈련용어로 ‘성부(목소리)’ ‘시부(몸짓)’라고 한다. 적어도 개는 다음과 같은 ‘성부’를 알아들어야 한다.

 ‘안 돼’ ‘기다려’ ‘이리와’ ‘잘했어(좋아, 굿, 오케이 등)’

 무엇이든 잘못했을 때 ‘안 돼!’, 잘하고 있을 때 ‘좋아!’ 라는 말만 알아들어도 교육은 90% 달성한 것이다.

 개는 두 글자의 억양을 통해 뜻을 구분한다. ‘안 돼!’는 단호하게 끝을 내고, ‘좋아~’는 끝이 길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개는 또 손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내뱉는 ‘엎드려’와 손바닥을 펴서 개 얼굴을 막으며 단호하게 말하는 ‘기다려!’의 차이를 안다.

 그래서 항상 일정한 억양, 글자 수, 그리고 명령에 합당한 손짓을 병행해 사용해야 한다. 서울에서 ‘와!’ 라고 교육받은 개에게 전라도 사람이 ‘언능 와’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다.

 또 중요한 것은 무조건 ‘현행범’을 잡아야 한다.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칭찬하고, 잘못 할 때도 현장에서 혼을 내야 한다. 당연한 말 같지만 애견 전문 훈련사도 실수하는 대목이다.

 예컨대 개를 기다리게 해놓고 어느 정도 기다렸다고 생각되면 그때 ‘와!’라고 한 뒤 먹이를 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중대한 실수다. 개는 ‘기다릴 때는 칭찬을 하지 않다가 주인에게 가니까 먹이를 주는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개는 기다리지 못하고 주인에게 오려고 한다. ‘기다려’를 시켰을 때는 기다리는 개에게 다가가서 먹이를 주고 칭찬해줘야 한다.

 주인이 귀가했을 때 개가 비싼 구두를 망쳐놓았거나 침대 위에 실례를 한 사실을 발견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반갑다고 꼬리치며 오는 개를 잡아서 혼을 낸다. 그러면 개는 ‘우리 주인은 퇴근했을 때 꼬리치며 반갑다고 뛰어가면 혼을 낸다. 그러니 꼬리치지 말고 소변을 질금거리며 기어서 다가가야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개는 현장을 잡지 않으면 칭찬도, 꾸지람도 아무 소용이 없다.

최지용 대한독스포츠연맹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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