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롯데그룹 여직원들은 3개월 출산 휴가에 1년 육아휴직을 덧붙여 한꺼번에 15개월을 쉬면서 출산·육아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롯데는 출산휴가가 끝나면 자동으로 1년 육아휴직을 가는 제도를 17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수한 여성 인력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동빈(57·사진) 회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최근 육아휴직 이용 관련 보고를 받던 중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인재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여직원들이 출산과 육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정규직뿐 아니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직원까지 대상이다. 육아휴직을 마친 뒤에는 복직을 보장한다.
육아휴직을 가지 않으려면 별도의 승인을 받아야 하도록 했다. ‘무조건 다 가라’는 의미다. 회사나 상사의 눈치가 보여 제대로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근로자 중 육아휴직 이용자는 62%였다. 롯데그룹 여직원 중 이용자는 68%였다. 그러나 이 수치는 ‘1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이용한 근로자 비율’로, 법에서 보장한 1년을 전부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현실을 바꿔 ‘출산 여직원은 100% 1년 육아휴직을 하게 한다’는 게 롯데의 목표다.
롯데는 또 내년에 출산·육아 휴직 중인 여직원을 위해 인터넷 재택 학습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1년 넘게 직장과 떨어져 있던 직원들이 복귀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또 빠른 시간 안에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이창원 상무는 “산모끼리 출산과 육아·직무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2개월 분량의 출산 축하 분유를 선물하기로 했다. 현재 계열사별로 지급하고 있는 출산 축하 선물이나 장려금과는 별도로 그룹이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