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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악랄한 이슬람 모욕 도발 일삼는 서방 반성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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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호 03면

영화 ‘무슬림의 무지’ 홍보 동영상을 보는 순간 잠을 잘 수 없었다. 70 평생 살아오면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이었다. 예전에도 (살만 루슈디)의 악마의 시가 있었고 덴마크 신문의 마호메트 만평사태가 있었지만 이번 영화는 이슬람에 대한 역사상 가장 악독한 모욕을 담고 있다. 자기 종교의 지도자를 살인자, 동성연애자, 아동 성도착증 환자, 멍청이로 비하한다면 어느 누가 이를 참을 수 있겠는가.

요르단 무슬림형제단 셰이크 압둘 마지드 알두나이바트 최고위원

특히 ‘마호메트(무함마드)’라고 자칭하는 배우가 실물로 공개된 것도 분노의 배경이다.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강력한 유일신 사상을 가진 이슬람은 마호메트의 얼굴도 그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슬람엔 성화조차 없다. 마호메트가 신성함을 가지지만 인간일 뿐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마호메트에 관한 영화가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모습은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로만 그의 메시지가 묘사되곤 했다.

영화의 홍보 과정도 무슬림을 흥분시켰다. 제작자 바실은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교는 암(cancer)과 같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코란(쿠란) 소각을 행한 테리 존스 목사가 동영상 홍보에 앞장섰다. 또 아랍어판을 만들었다는 것도 무슬림을 화나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담겨 있는 영화다.
이번 사건은 이슬람을 비하하려는 서방의 장기적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 중심엔 이스라엘이 있다. 팔레스타인 땅에서 주민들을 쫓아내고 후에 전쟁으로 요르단강 서안과 골란고원을 불법 점령하고 있는 유대인과 그들을 지지하는 서방인은 항상 이슬람을 야만성과 폭력성을 가진 비정상적인 종교라고 묘사해 왔다. 자신들의 영토 불법점령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한 음모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사관을 공격해 외교관을 살해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슬람에선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게 금기시된다. 폭력으로 우리가 서방과 맞서 싸워 이길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이슬람권에서 소위 ‘테러’가 발생한 시기는 십자군전쟁 200여 년과 19세기 이후 서방의 식민지화 이후 현재까지 200여 년이다. ‘침략과 전쟁’에 맞서 군사력이 약한 이슬람권이 택한 대응방식이었다. 이슬람은 폭력적이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1400여 년 이슬람 역사에서 왜 400여 년 동안에만 테러가 발생했겠는가.

이슬람에서 지하드(성전)는 방어적 개념이다. 침략을 당하면 이슬람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행하는 전투행위다. 그런데 21세기는 정보통신시대다. 꼭 칼이나 총이 아니더라도 영화·만평 등이 무기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는 시대다. 적지 않은 무슬림은 이런 창작물들도 일종의 침략행위라고 간주할 수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이슬람권이 민주화를 향한 혁명과 내전에 빠져 있는 혼란한 상황에서 무슬림을 자극하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충돌사태를 막기 위해선 이슬람권도 노력해야 하지만 서방의 자세도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 십자군전쟁 그리고 식민지화 모두 서방이 먼저 시작한 역사적 충돌이다. 이번 사태도 분명히 서방에 거주하는 유대인이 제작한 ‘분노 촉발용’ 영화 때문이었다. 9·11테러를 감행한 이들은 분명 이슬람권에서도 비난받는 테러세력이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해 점령하는 것은 더 큰 범죄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공정히 해결하면 이슬람권의 반서방 감정은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압둘 마지드 알두나이바트(68) 변호사요르단대 법학 박사 요르단인권변호인 협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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