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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검사 대전서 받던 불편 끝 한국선급 부산으로 옮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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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제적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KR)이 부산 시대를 연다.

 한국선급은 13일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 신사옥에서 허남식 부산시장, 김도읍 국회의원, 아람 시스네로스 주한 파나마 대사, 해사업계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했다.

 오공균 한국선급 회장은 “ 이전을 계기로 2020년까지 세계 5대 선급으로 도약해 부산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한 신사옥은 지하 2층, 지상 18층으로 건축면적 약 3만502㎡다. 연수원과 사무실, 연구개발(R&D)센터 등을 갖췄다.

 ‘한국의 로이드(Lloyd’s·영국선급, 선급의 기원이 되는 회사)’로 불리는 한국선급은 지금까지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었다. 많은 선박을 가진 부산 해운업계에서는 그동안 선박검사를 받기 위해 대전을 오가느라 불편을 겪었다.

 부산 이전은 부산시와 지역 해운업계의 줄기찬 이전 요구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는 해운 비즈니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업계에 이전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한국선급은 본부 직원을 현재 400여 명에서 앞으로 100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선급과 조선소, 관련 기자재 업체, 해운회사가 부산·경남·울산지역에서 모두 차로 1시간 내에 있는 ‘해사 집적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게 한국선급의 설명이다.

 한국선급은 선박검사 업무 외에도 새 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성장 사업본부에 50여 명의 석·박사급 전문가를 두고 풍력·해양에너지, 연료전지 등에 대한 검·인증 사업을 추진 중인 것이다. 풍력발전설비 인증 사업도 추진한다.

 한국선급의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해양 수산 관련 기관들의 부산 이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으로 부산행이 확정된 국립해양조사원이 올해 안에 인천에서 이전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한국해양연구원 등은 2015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부산에 옮겨온다. 수산 관련 기관으로는 유일하게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산물안전부가 2014년 말까지 이전할 예정이다.

◆한국선급(KR)

정부로부터 선박검사권을 위임받아 건조 중이거나 건조된 선박을 검사하여 운항에 안전하다는 판단이 섰을 시 선급증서를 발급하는 국제 기관이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 따라 검사하며 세계 60여 개국으로부터 선박검사권도 위임받았다. 민법 제32조에 의해 1960년 설립돼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선박이 해상보험에 가입하려면 선급을 보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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