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선만으로 전세계 건축물을 복원한다. 펜화작가 김영택(67) 화백이 국제펜(PEN)대회가 열리는 경주에서 ‘펜화에 담긴 세계건축문화재’란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연다. 지난 20년 동안 고증을 거쳐 그린 세계문화유산 250여 점 중 대표작 105점을 추렸다. 불국사·다보탑 등 한국 건축물 80여 점과 콜로세움·런던 브리지 등 세계건축물 20여 점이다. 숭례문·경복궁 서십자각·덕수궁 대안문 등 현존하지 않은 건축물 40여 점도 옛 사진이나 그림 등의 자료를 보고 복원해냈다.
김 화백은 1994년 과거 유럽의 펜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펜화에 도전했다. 사실상 펜화는 19세기 중반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그 명맥이 끊겼다. 김 화백은 “펜화는 사진과 달리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고, 선의 굵기 조절이 가능해 사람의 손맛이 느껴진다. 한국 건축물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선 서양인에게 익숙한 펜화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건축물을 표현하기 위해 ‘인간시각원근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인간의 눈이 사진의 원근법과 달리 먼 곳의 사물을 망원렌즈처럼 확대해서 보고, 중요한 사물은 크게 기억하는 특징을 그림에 녹인 것이다. 해남 미황사·금강산 신계사·진천 보탑사 목탑 등을 이 방식으로 그렸다.
그는 “내년에 일본 도쿄 긴자 미스코시 백화점 초대전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앵마르 갤러리 초대전 등을 열 예정이다. 이번 펜대회에서 한국 펜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23일까지 경주 예술의전당 4층 대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