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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2001 주간리뷰 (8) - 5월 넷째주

중앙일보

입력

1. 백마고지 전투

한국전쟁 기간동안 벌어진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였던 백마고지 전투는 하루에도 그 주인이 몇 번씩 바뀌었다. 메이저리그도 현재 이에 못지 않은 고지 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고의 격전장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6일(한국시간) 3팀이 공동선두를 이뤘던 서부지구는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밀어내며 양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다저스는 안정된 투수진을 바탕으로 의외의 타자들이 선전하고 있다. 개리 셰필드와 에릭 캐로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1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폴 로두카와 마키스 그리섬의 방망이가 뜨겁다. 다이아몬드백스는 커트 실링이 이끄는 마운드가 위력적. 4승1패를 기록한 최근 5경기에서 1.74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도 후끈후끈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최근 20경기에서 15승을 거두며 선두로 치고 나가는 동, 8연패에 빠졌던 시카고 컵스는 다시 8연승으로 공동선두에 복귀했다. 특히 컵스는 25일 · 26일 연속으로 1안타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100년 전쟁'이 한창 진행중이며, 중부지구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하루마다 '임무교대'를 하고 있다. 트윈스는 강호 시애틀 매리너스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6연전에서 3승3패로 선전한 반면, 인디언스는 3연패를 당하며 선두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2. 투수들의 주간

지난주는 유독 투수들이 힘을 발한 한주였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커트 실링은 벤 데이비스에게 기습번트안타를 허용하기 전인 8회 1사까지 잠시나마 퍼펙트게임의 꿈을 꿨으며, 시카고 컵스의 존 리버는 신시내티 레즈의 연속경기 무완봉패 기록을 1안타 완봉승으로 끊었다.

박찬호가 5승을 돌파한 26일에는 무려 세명의 투수가 완봉승을 따냈다.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와 캐리 우드(시카고 컵스)는 나란히 1안타 14탈삼진으로, 그렉 매덕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7안타를 산발로 처리하며 상대타선을 봉쇄했다.

3. 찬호 맑음 · 병현 흐림

박찬호(LA 다저스)는 휴스턴 애트스토스의 강타선을 맞아 시즌 5승을 따냈다. 더 기쁜 소식은 그동안 속을 썩혔던 허리 통증과 손끝의 물집이 호전되고 있다는 사실.

반면 김병현은 이번에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의 호투로 9경기(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였던 김선수는 이후 2경기서 다시 연속실점했다.

특히 내용이 좋지 못했다. 26일 파드리스전에서는 경기에 나선 5명의 다이아몬드백스 투수 중 유일하게 실점을 했으며, 이틑날에는 2-2에서 등판, 2점을 내주며 패전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김선수는 매트 맨타이가 없는 절호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

한편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 A 아이오와 컵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희섭은 24일 5경기만에 출장,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으나, 홈런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됐다. 두번째 홈런을 치던 와중 상태가 좋지 않은 왼쪽 손목을 다시 다친 것. 부상의 상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최선수는 계속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4. 다음주 프리뷰

루크 프로코펙과 로테이션 순번을 바꾼 박찬호는 엔론 필드의 원정경기를 피하게 된 대신, 31일 마이크 햄튼(콜로라도 로키스)과 맞대결을 갖는다. 내셔널리그 다승 2위(7승)의 햄튼은 올 시즌 박선수가 상대한 선수 중 최대 난적이 될 전망.

공동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다저스와 다이아몬드백스는 다음달 5일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인 뱅크원 볼파크에서 운명의 4연전을 갖는다. 중부지구 공동선두 컵스와 카디널스에게는 6일부터 리글리 필드서의 3연전이 준비되어 있다.

트윈스와 인디언스도 5일부터 정면대결을 펼친다. 특히 인디언스는 그 전에 뉴욕 양키스와 먼저 3연전을 치뤄야 하기 때문에 트윈스보다 불리한 입장이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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