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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용카드에 ‘자물쇠’를 채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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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 달에 신용카드로 150만원을 쓰는 김현석(32·회사원·서울 독산동)씨는 최근 2개월간 신용카드 월 사용액을 20만원가량 줄였다. 친구 소개로 한 통신사가 제공하는 ‘카드사 통합 누적사용액 서비스’에 가입한 덕분이다. 김씨는 “매달 신용카드 결제일이 되면 월급통장이 펑크나기 일쑤였다”며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누적 사용액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니 카드사용액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인한 과소비를 막아주는 ‘자물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별 카드의 결제액과 누적사용액을 문자로 알려주는 건 기본이다. 원한다면 갖고 있는 모든 카드의 통합 사용액도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다. 굳이 신용카드에 비해 혜택이 적은 ‘체크카드’로 갈아타지 않고도 씀씀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신용카드 사용자의 가장 큰 고민이 사라지는 셈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개별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든 카드사에는 ‘문자 누적사용금액 알림 서비스(누적사용액 서비스)’가 있다. 이미 월 300원의 ‘실시간 사용액 알림서비스’를 신청해 이용하고 있다면 별도의 비용은 필요 없다. 게다가 9~10월부터 카드사는 추가로 신청하지 않아도 ‘실시간 사용액 알림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체 가입자에게 누적액도 함께 알려주기로 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카드사는 간단한 조건만 충족시키면 300원의 이용료도 면제해준다”며 “사실상 이 서비스는 공짜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실제 다음 달 청구될 금액을 알고 싶다면 카드사의 무료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김재경 상호여전검사국 팀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 좋은 수단이지만 홍보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이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의 누적사용액 서비스엔 ‘2%’ 부족한 게 있다. 누적사용액에 카드론을 제외한 일시불·할부잔액·현금서비스가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실제 다음 달 청구될 금액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이번 달에 3개월 할부로 30만원을 결제했다면 다음 달에 청구될 10만원만 표시되는 게 아니라 30만원이 한꺼번에 포함돼 표시된다. 할부 결제가 많으면 많을수록 차이는 커진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1인당 발급된 신용카드는 4.5장. 신용카드에 자물쇠를 더욱 단단히 잠그려면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 KT는 올해 6월 월 500원을 내면 사용한 모든 카드의 총 누적사용액을 알려주는 ‘올레카드매니저’를 출시했다. 카드사에서 실시간 사용액 문자를 받으면 자동으로 합산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빼고 당월에 결제할 일시불과 할부 금액만 합산해준다. 매번 날아오는 문자가 번거롭다면 전날 쓴 내역을 다음 날 한번에 받아볼 수도 있다.

 손희남 KT 통합솔루션담당 상무는 “올레카드매니저는 카드별로 쓴 금액을 합산해 알려주는 것이 타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라며 “20~30대에게 호응이 높아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쓴 돈’뿐만 아니라 ‘쓸 돈’까지도 잠가두고 싶다면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이 적당하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널리 알려진 ‘체리피커앱’은 누적액뿐만 아니라 카드별로 목표잔액을 설정해 관리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앱 개발자 조규범(38)씨는 “카드별로 최소 실적까지만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있어 쓸데없는 지출을 절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출시된 지 2년 만에 500만 명이 다운받은 SKT의 ‘스마트월렛’ 앱에도 이 같은 기능이 포함돼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경제상황에 맞게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 같은 서비스를 100% 활용하면 사용액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미·위문희 기자

신용카드에 자물쇠 채우려면

◆카드사 누적사용금액문자 알림서비스
- 월 300원, 카드론 제외한 일시불·할부잔액·현금서비스 이용액 표시

◆카드사 애플리케이션
- 무료, 다음 달 청구액을 총액·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로 각각 표시

◆통신사 문자서비스 (KT 올레카드매니저)
- 월 500원,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제외한 일시불·할부 이용액만 표시(카드사 실시간 사용액 알림서비스 가입 필요)

◆일반 애플리케이션 (체리피커, SKT 스마트월렛 등)
- 무료, 누적이용액은 물론 카드소비 계획 세우기 가능

자료= 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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